봉준호 감독이 밝힌 '옥자'의 모든 것 #칸 #넷플릭스 #극장개봉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15 15: 22

봉준호 감독이 칸영화제로 향하기 전 '옥자'에 대한 모든 것을 밝혔다. 
영화 '옥자'는 1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넷플릭스의 콘텐트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플랜비엔터테인먼트의 제레미 클라이너, 한국 배급을 맡은 NEW의 김우택 대표 등이 참석했다.
'옥자'를 통해 생애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게 된 감독은 "두렵다. 감독 입장에서는 새 영화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칸 만큼 영광스럽고 흥분되는 자리가 없을 것 같다. 동시에 불타는 프라이팬에 올라가는 생선같은 느낌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관객들이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 모여서 제 영화를 본다. 그게 흥분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며 "여기에 계신 프로듀서분들과 함께 누구보다 영화를 아름답게 완성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빨리 공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의 레이스 위에 올라간 말처럼 보여지길 바라지는 않느다"며 "그저 많은 영화들 가운데 옥자만의 아름다움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화 '옥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최초로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와 함께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최초로 진출했다. '옥자'가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을 두고 프랑스극장협회(FNCF)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는 넷플릭스 작품이 극장 상영을 원칙으로 하는 칸영화제에 진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됐다. 이에 칸영화제 조직위원회 측은 논의 끝에 올해 초청된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의 초청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내년부터는 프랑스 내 극장 개봉작만이 경쟁 부문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칙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심각하게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봉 감독은 "결국 스트리밍이나 극장이 공존하리라고 본다. 어떻게 공존하느냐를 찾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가 시작한지 역사가 얼마 안되지 않았느냐. 영화를 편안하게 보는 방법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작은 소동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에 프랑스 영화를 보니까 '시네마는 죽었어 영화는 끝났어, 왜 TV가 나왔기 때문이야'라는 대사가 있더라. 그리고 몇십년이 지나서 다 평화롭게 공존하지 않나. 지금 마음 편하게 평화롭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이유는 창작자에게 보장되는 창작의 자유 때문이라고. 봉준호 감독은 "배급이나 유통도 중요하지만 저는 감독이자 작가이기 때문에 어떻게 창작하느냐도 중요하다"며 "감독에게 모든 전권을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콜세지나 스필버그 같은 신에 가까운 분들 빼고는 거의 없는데,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였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이긴 하지만, '옥자'는 국내에서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처럼 기간 제한 없이 상영하는 것을 확정했다. 개봉 일자는 넷플릭스가 약 190개국에 동시 공개하는 것에 맞춘 6월 29일이다. 또한 국내 외에도 미국, 영국 역시 극장 개봉을 두고 협의 중이다. 
봉준호 감독은 "처음 넷플릭스와 얘기할 때부터 미국, 한국, 영국에서 극장 개봉을 하는 것을 협의했다. 한국은 긍정적으로 한국 관객을 위해 폭넓은 개봉을 하고 협의하고 시작한 것이라 안심하고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개봉을 담당하고 있는 NEW 김우택 대표는 무기한 극장 개봉에 대해 "아시다시피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의미있는 작품이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넷플릭스가 약 600억 원의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하고, 브래드 피트의 플랜비엔터테인먼트가 제작에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인 '옥자'는 시골 산 속을 배경으로 시작해 자본주의의 중심지인 맨하탄까지 가는 여정을 다룬다. 봉준호 감독은 "그래서 더욱 한국과 미국의 프로듀서가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의 심장과 미국의 몸을 가진 '옥자'는 안서현, 변희봉, 최우식 등 한국 배우들과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해 최고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틸다 스윈턴은 '설국열차'때 너무 친해지면서 다음 작품에 대해서 얘기하게 됐다. 제가 그린 옥자 드로잉을 보여주면서 다음에 이런 거 한다고 했더니 너무 재밌겠다고 하더라. 틸다가 개 5마리, 닭 10마리 등 집에 동물을 많이 키워서 더 관심이 컸던 것 같다"며 "틸다 스윈튼은 캐스팅보다는 같이 준비를 한 경우다. 코-프로듀서로 이름이 올라간다. 미술 감독을 소개를 시켜주기도 했다. 창작의 동반자 같은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제이크 질렌할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2007년에 처음 만났고, 오며가며 가끔씩 알고 지내는 사이였는데 아티스트가 그린 컨셉추얼 아트를 보여줬더니 마음이 녹아내리는 표정을 하더라.  캐스팅이 순조로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옥자'는 오는 17일 개막하는 제 70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 첫 칸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옥자의 하나뿐인 가족인 산골 소녀 미자가 필사적으로 옥자를 찾아 나서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mari@osen.co.kr
[사진] '옥자'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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