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사라지는 '웃찾사'..개그맨 애환과 방송사 적자 딜레마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5.18 13: 50

공개 코미디의 종말이 시작된 걸까. SBS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시즌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개그맨들이 연이어 "기회를 달라"며 호소를 하고 있다. 코미디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개그맨들에겐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일이니만큼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시청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공개 코미디를 계속 이어가기엔 적자가 심각하다는 것이 방송사의 입장이다. 
SBS는 오는 31일 왕중왕전을 마지막으로 '웃찾사-레전드매치' 방송을 종료한다. 폐지가 아닌 시즌 종료라는 것이 SBS 측의 설명. 제작진은 "새로운 포맷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며 후속 시즌의 방송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차후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 시즌이 언제 돌아올지는 미지수. 당장 현실적으로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개그맨들에게는 폐지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아무리 공개 코미디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개그 하나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개그맨들에게 이 같은 결정은 암담함 그 자체. 이에 선배 개그맨들이 먼저 나서서 "기회를 달라"고 호소를 하고 있다. 

정종철은 18일 자신의 SNS에 "웃찾사 방송 31일부로 폐지. 진심으로 맘이 아픕니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을 외쳤던 개그맨들이 벼랑끝에 몰려있습니다"라며 "SBS제작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양상국 또한 "그동안 정치가 코미디를 하니 코미디가 재미없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정치가 코미디를 할 일이 없어졌는데 이런 일이...많은 공개 코미디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이들 외에도 김기리, 심진화 등이 SNS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웃찾사'는 KBS '개그콘서트'와 함께 공개 코미디의 양대산맥을 이뤘었던 전통 있는 프로그램이다. '미친소', '화상고', '나몰라 패밀리', '행님아' 등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코너다. 이 같은 전성기가 있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웃찾사'를 다시 부흥기에 올려놓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워낙 시청률이 나오지 않고, 화제성 역시 크지 않다 보니 '웃찾사'는 어느 새 계륵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개그맨들이 지적하듯이 시간대를 계속 옮기고 결방도 자주 되다 보니 고정 시청층도 점차 줄어들게 됐다. 개그맨들을 영입해 '레전드매치'를 선보이는 등 제작진과 출연자들의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웃찾사'는 시즌 종료, 사실상 폐지를 면치 못했다. 안 그래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SBS도 MBC와 마찬가지로 백기를 들고 만 것. 공개 코미디를 살려야 한다는 개그맨의 입장과 적자를 떠안고 갈 수는 없다고 말하는 방송사의 딜레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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