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원더골' 이승우, 신태용도 적장도 인정한 '난 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5.24 05: 00

이승우(19, FC 바르셀로나 후베닐 A)는 '난 놈 중 난 놈'이었다.
한국은 지난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이승우의 원더골과 백승호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입어 후반 1골을 만회한 아르헨티나를 2-1로 물리쳤다. 한국은 기니전에 이어 아르헨티나전 연승으로 승점 6을 쌓아 남은 잉글랜드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행을 확정지었다.
대회 사상 한국의 첫 개막 2연승-조기 16강행의 일등공신은 독보적 '에이스' 이승우였다. 기니와 1차전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그는 아르헨티나전 선제골로 팀의 5골 중 3골에 기여했다. 비디오 판독으로 취소된 조영욱의 기니전 골 도움에 보이지 않는 헌신까지 더하면 이승우의 가치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 40m 질주 후 왼발 칩슛
이승우의 아르헨티나전 골은 특별했다. 전반 18분 '주연' 이승우, '조연' 조영욱이 작품을 만들었다. 중앙선 부근에서 조영욱과 패스를 주고 받은 이승우는 그대로 40m를 질주했다.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이 쫓아오려 했지만 이승우의 스피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고 나와 막히겠다는 생각이 들 찰나 이승우는 모두가 예상치 못한 왼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의 넋을 빼놓는, 한국엔 전율을 선사한 원더골이었다.
이승우의 소속팀인 바르셀로나 1군서 활약하는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특유의 드리블 돌파와 감각적인 마무리가 꼭 메시를 빼닮았다. 왼발도 잘 쓰는 이승우이지만 오른발잡이라는 점에서 더 놀라웠던 골이다.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안정환이 스코틀랜드와 A매치 평가전서 왼발 칩슛으로 골네트를 가르던 모습이 오버랩됐을 정도로 훌륭한 골이었다.
▲ 상대는 대회 최다 우승국 아르헨티나
이승우와 신태용호가 제압한 팀은 대회 최다 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였다. 마라도나와 메시를 배출한, 말이 필요 없는 세계 축구 강국이다. 신태용 감독도 "이렇게 힘든 경기가 될 줄 몰랐다.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스코어는 우리가 앞섰지만 정말 강한 상대였다"고 혀를 내두른 상대였다.
그런 아르헨티나도 이승우의 한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하프라인의 미드필더부터 최후방의 골키퍼까지 이승우를 압박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적장 클라우디오 우베다 아르헨티나 감독도 이승우의 골을 두고 "축구적, 기술적 역량이 뛰어났고, 폭발적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로 특별했다. 
▲ 난 놈 중 난 놈...메시를 향해
신태용 감독은 이승우가 원더골을 넣었을 당시 "짜릿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멋진 드리블 뒤 마무리를 해줘서 너무 멋졌다. 속으로 이쁘기도 했다. 제2의 난 놈 같았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이승우가 이번 대회서 넣은 2골은 '코리언 메시'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팬들도, 언론도, 수장도 흥에 겨웠지만 이승우는 차분했다. "아직은 메시와 비교할 위치가 아니다.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dolyng@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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