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75) 감독이 전격 퇴진하게 됨에 따라 한화는 이상군(55) 투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끈다. 김성근 감독 퇴진으로 어수선한 팀 상황, 이상군 감독대행에게 무거운 숙제가 주어졌다.
한화는 지난 23일 김성근 감독의 사의 표명을 수용했고, 이상군 투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었다. 김 전 감독은 지난 21일 대전 삼성전을 마친 뒤 2군 선수들의 대전 야간 훈련을 계획했으나 구단에서 막자 사의를 표명했다. 구단이 뒤늦게 사의를 받아들여 결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한화도 감독대행 체제로 긴급 전환하게 된다. 당초에는 관례상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 제의가 갔지만 김 수석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수석도 김 감독과 마찬가지로 사의를 표했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종훈 단장은 결국 이상군 코치에게 대행을 부탁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대표적인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청주우암초-청주중-북일고 출신으로 지역 스타 출신인 이상군 대행은 1986년 빙그레 창단 멤버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 19차례 완투 포함 12승을 올렸고, 1987년에는 24차례 완투에 18승 평균자책점 2.55로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 후 1996년까지 선수로 활동한 뒤 1차 은퇴를 결정하고 지도자 연수를 다녀온 이 대행은 1999년 플레잉코치로 현역에 복귀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며 한을 풀었다. 2001년까지 선수 생활을 한 이 대행은 통산 320경기 100승77패30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30 탈삼진 622개를 기록했다. 제구가 워낙 좋아 '컨트롤 마술사'로 불렸다.
은퇴 후에는 한화 코치를 맡았다. 2003~2005년 LG에서 투수코치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2007년부터 다시 한화로 돌아와 투수 양성에 힘을 보탰다. 2011~2012년에는 운영팀장을 맡아 프런트 보직을 경험했고, 2012년 7월부터 다시 현장으로 돌아와 코치로 활동했다.
이 대행에겐 큰 숙제가 맡겨졌다. 김성근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뒤숭숭해진 팀 분위기 수습이 우선이다. 최근 5연패로 9위까지 떨어진 성적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하지만 5위 넥센과 아직 4.5경기차밖에 나지 않아 시즌을 포기하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다.
한화는 아직 차기 감독 선임 계획이 없다. 당분간 이상군 대행 체제로 운용한다. 오랜 기간 한화에 몸담은 만큼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잘 이뤄져 있지만 1군이든 2군이든 팀 전체를 이끌어가는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불안 요소.
과연 이상군 감독대행이 위기에 빠진 한화를 어떻게 운용할지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