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김성근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한화도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아직 시즌은 100경기나 남아있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화는 지난 23일 김성근 감독의 사의를 최종 수용했다. 2군 선수들의 대전 야간 훈련과 관련해 구단과 갈등이 다시 한 번 불거졌고, 김 감독이 사의 표명으로 강경하게 나섰다. 이에 구단이 숙고하는 사이 김 감독의 사의가 외부에 표면화됐다. 구단도 결국 사의를 최종 수용하며 김 감독과 공식 결별했다.
예상치 못한 시점에 김 감독의 퇴진이 이뤄지게 됨에 따라 한화 구단은 비상이 걸렸다. 김 감독이 퇴진한 23일 대전 KIA전을 패한 한화는 시즌 팀 최다 5연패에 빠지며 18승26패가 됐다. 시즌 개막 후 승패 마진은 최악인 -8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5위 넥센과는 4.5경기차로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한화는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감독대행 중책을 맡겼다.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처음 제의가 갔지만, 김 수석은 김 감독과 마찬가지로 사의를 표명하며 고사했다. 이에 한화는 김 수석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킨 뒤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대행을 맡겼다. 한화에 오래 몸담아 선수단 파악이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가 이대로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은 낮다. 한시적 운용이다. 한화 구단은 '시즌 도중 감독 부재 상황이 벌어진 만큼 우선 팀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때까지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조속한 팀 분위기 수습과 함께 구단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당분간 이상군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지만 시즌 중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14년 LG도 김기태 감독이 5월12일자로 공식 퇴진한 뒤 5월13일 정식 선임한 양상문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그해 LG는 김기태 감독이 사퇴한 후 조계현 수석코치 체제로 시즌을 치르다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도 지금 당장 다른 팀에 있는 지도자를 외부 영입하는 건 어려울 전망이다. 모든 팀들이 시즌을 치르고 있고, 아직 전체 일정의 30%도 지나지 않은 초반이다. 결국 한화가 시즌 도중에 정식 감독을 선임한다면 구단 내부 인사 또는 외부 야인으로 후보군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 2003~2004년 유승안 감독 이후로 구단 내부 인사 승진이 없었다. 김인식-한대화-김응룡-김성근 감독까지 모두 외부 인사들이 영입됐다. 이번에야말로 이글스 프랜차이즈 출신 감독 차례라는 목소리가 크다. 당장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이상군 감독대행에게도 기회가 열려있다.
김성근 감독의 예상 못한 조기 퇴진으로 한화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해야 할 구단의 머릿속이 더 바빠졌다. 과연 누가 한화 차기 감독이 될까. 어느 누가 맡든 아주 부담스런 자리인 건 분명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