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24)이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첫 등판한다. 임기영의 첫 친정 나들이, 부담스런 쪽은 한화다. 김성근 감독 퇴진 후유증이 우려된다.
KIA는 24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임기영을 예고했다. 임기영이 KIA 유니폼을 입고 대전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건 시범경기였던 지난 3월24일 이후 두 번째. 하지만 긴장감 자체가 다른 정규시즌 등판은 처음이다. 임기영의 마지막 대전 경기 등판은 2014년 10월13일 삼성전으로 그 이후 954일 만이다.
임기영에게 한화는 첫 번째 프로팀이다. 경북고 출신으로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입단 당시 184cm로 키는 컸지만 체중이 73kg밖에 나가지 않아 힘이 떨어진다는 평가. 2년차가 된 2013년 김응룡 감독의 눈에 띄어 필승조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만루 상황만 14차례 경험할 정도로 가혹한 상황이 반복되자 흔들렸다.

2013년 성적은 26경기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4.50. 2014년에도 1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고, 상무야구단에 입대를 지원했다. 당시 한화는 젊은 선수들을 군경팀에 적극적으로 보낼 때였고, 임기영도 무난히 상무야구단에 붙었다.
그러나 이것이 임기영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2014년 11월 한화는 KIA에서 풀린 FA 투수 송은범을 영입했다. 20인 보호선수명단을 짜는 과정에서 임기영을 뺐다. 이미 군복무가 예정된 선수로 즉시 전력이 아니란 점이 고려됐지만 리빌딩을 선언한 KIA는 2년 후를 기약하며 주저 없이 임기영을 뽑았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임기영은 체중이 5kg 정도 불었고, KIA의 새로운 투수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처음에는 불펜이었지만 스프링캠프·시범경기에서 선발로 종종 등판하며 5선발 테스트를 받았다. 한화에선 3년간 41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오며 불펜으로 제한했지만, KIA는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도 지켜봤다.
그 결과 시즌 두 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투입된 임기영은 올해 9경기(8선발)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1.89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6차례 퀄리티 스타트에서 나타나듯 안정감이 넘친다. 직구 구속은 평균 136km로 빠르지 않지만 9이닝당 볼넷 1.03개의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임기영을 떠나보낼 때부터 몹시 아까워했던 한화로선 훌쩍 커서 적으로 돌아온 그가 부담스럽다. 현재 임기영만한 투수 유망주가 없는 현실을 보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임기영을 내주면서까지 FA로 영입한 송은범이 이적 후 3년간 47경기(47선발)에서 4승23패5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57로 부진하다. FA보다 더 잘 나가는 보상선수가 바로 임기영이다.
한화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하며 전격 퇴진했다. 여러모로 부담스런 위치에 놓인 한화, 친정팀 상대로 첫 등판하는 임기영을 공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시범경기이지만 3월24일 한화전에서 임기영은 선발로 나서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