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내린 비, LG와 두산 중 어디에 미소지을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24 06: 45

굵어진 빗줄기로 중단된 경기. LG와 두산 중 웃는 팀은 어디일까.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진행 중이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두산의 팀간 4차전이 우천으로 '노 게임' 선언 후 연기됐다. 이날 연기된 경기는 9월 이후 추후 일정으로 재편성된다. 과연 이날 내린 비는 어느 팀을 향해 미소를 지을까.
언뜻 생각하면 두산이 아쉽다. 두산은 지난 주말 광주 원정에서 KIA와 3연전을 몽땅 쓸어담았다. 금요일(19일) 경기서 9회 상대 '클로저' 임창용을 무너뜨리는 극적인 경기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점이 주효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3일 경기에 앞서 "쉽지 않은 경기를 뒤집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좋았던 건 LG도 마찬가지다. LG는 올 시즌 두산과 첫 맞대결을 모조리 챙겼다. 지난 5일부터 잠실에서 열린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LG는 두산에 스윕 승을 거뒀다. 2012년 이후 5년만의 두산전 스윕. 어린이날 시리즈로 범위를 좁히면 싹쓸이는 2009년 이후 처음이었다. 양상문 LG 감독도 23일 경기를 앞두고 "상대가 복수를 준비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두 팀은 한 차례 맞붙은 뒤 모두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두산은 스윕패의 충격을 잘 극복한 모습이다. SK, 롯데와 2연전을 몽땅 싹쓸이한 두산은 NC에 '루징 시리즈'로 숨을 고른 뒤 다시 KIA와 3연전을 스윕했다. LG와 3연전이 약이 된 꼴이다. 5월 팀 타율(.313)과 팀 홈런(22개) 모두 1위다.
LG도 두산과 3연전 포함 5월 들어 10승7패로 순항 중이다. 양상문 감독은 "분명 위기가 올 뻔한 상황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1승씩 챙기면서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양 팀 모두 24일 선발투수로 23일과 다른 이를 예고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다. 당초 헨리 소사(LG)와 장원준(두산)이 맞붙을 예정이던 23일 잠실. 그러나 류제국(LG)과 함덕주(두산)으로 교체됐다. 양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각 1이닝 안팎씩을 소화했지만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등판을 미루게 됐다.
선발투수의 무게감에서는 LG가 앞선다. 하지만 두산에 강한 편이었던 소사 카드를 쓰지 못하는 건 아쉽다. 소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산전 6경기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었다. 반면, 류제국은 같은 기간 두산전 4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48로 소사에 비해 다소 아쉽다.
두산 역시 같은 기간 LG전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던 장원준 대신 4경기(1경기 선발)서 1패, 평균자책점 12.71로 뭇매를 맞았던 함덕주 카드를 꺼내든 건 아쉬울 법한 상황이다.
23일 경기의 우천 연기가 확정된 직후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이제 그 비가 미소짓는 쪽은 어디일까. 시즌 초 '더그아웃 시리즈'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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