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칸 레터] '옥자', 족쇄 풀렸다? 황금종려상도 품을까③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27 07: 01

오해로부터 자유를 찾은 '옥자'는 칸 황금종려상도 품을 수 있을까.
스페인의 포토그라마스는 26일(현지시각)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생애 최초로 TV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개막한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그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넷플릭스와 손잡는다는 뜬금없는 보도에 휩싸였다. 지금껏 "극장에 상영되지 않는 넷플릭스 영화가 황금종려상 등 상을 수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해 것으로 알려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상상치도 못한 파격적인 조합이다. 

그러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형편없는 번역만큼 나쁜 것은 없다"고 그간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발언이 통역의 실수로 불거진 일임을 설명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모든 심사위원은 2개의 넷플릭스 영화와 나머지 영화를 경쟁부문에서 구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칸영화제가 선택한 19개의 영화를 예술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왔다. 전에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지만, 이를 더 분명히 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금까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두 편의 수상에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다. 심사위원장이라고해서 수상에 대해 독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수상작에서는 심사위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비춰볼 때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 역시 넷플릭스의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으로 인해 수상권에서 멀어졌다는 추측의 목소리가 높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에 대해 최근 한국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옥자'를 언급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그 분(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어떤 말씀을 하셔도 좋다. '옥자'를 본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고 좋다. 감독으로서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전통적 룰을 존중하며, 그의 입장을 백배 이해한다"고 밝혔다. 틸다 스윈튼 역시 '옥자'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상을 수상하러 칸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멋진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넷플릭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적극 해명하는 것은 물론, 넷플릭스와 손잡고 생애 첫 TV 시리즈를 연출할 가능성까지 대두되며 상황은 달라졌다. 자연스럽게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 등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넷플릭스 영화 두 편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두 편 모두 기자시사와 공식 상영 이후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인 평점을 받은 상황. 과연 넷플릭스 영화 사상 최초의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최초의 수상작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과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넷플릭스와 손잡고 넷플릭스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까. '옥자'와 '메이어로위츠 스토리', 두 편의 넷플릭스 영화는 칸영화제에서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는 28일(현지시각) 열리는 폐막식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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