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괴물’부터 ‘옥자’까지, 봉준호의 ‘동물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29 15: 28

그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베일에 싸여있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국내외 영화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옥자’는 지난 19일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역시 훌륭하다와 아쉽다 등 두 갈래로 나뉘었지만 화제성만큼은 여느 영화 못지않았다.
‘옥자’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지만 특히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슈퍼돼지 옥자의 존재다. 영화의 제목이자 모든 사건이 시작되는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가상의 생명체인 옥자는 그 정체에 대해 수많은 궁금증을 낳아왔다.

옥자의 모습이 공개된 후 옥자는 돼지와 하마를 결합한 듯한 독특한 외견으로 눈길을 끌었다. "슬퍼 보이는 동물을 보고 '옥자'를 만들게 됐다"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묘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옥자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옥자 이외에도 봉준호는 그간 작품 속에서 꾸준히 동물을 크게든 작게든 다뤄왔다. 각 작품 속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첫 장편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인간 때문에 고통 받는 개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개 소리’가 거슬렸던 주인공 이성재는 개를 잡아다 옷장에 가두고 매달아 목을 조르는가 하면 옥상에서 치와와를 던지기도 한다. 또한 아파트 경비와 부랑자는 보신탕을 스스럼없이 먹어치운다. 개를 대하는 이런 모습들을 통해 봉준호는 인물들의 더러운 내면과 욕망을 표현한다.
한국 괴수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영화 ‘괴물’ 속 괴물 역시 주한미군의 독극물 방류로 인해 만들어진 돌연변이로 괴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부조리한 사회의 현실을 반추한다. CG의 도움을 받아 구현한 실감나는 괴물의 모습은 영화의 완성도와 몰입도를 끌어올리며 할리우드의 괴수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퀄리티를 자랑했다.
이외에도 ‘설국열차’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북극곰이 등장해 관객들의 분분한 해석을 낳았다. 이처럼 영화 속에 동물들을 즐겨 등장시키는 봉준호는 이에 관해 한 인터뷰를 통해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했고 SBS ‘동물농장’을 즐겨본다고 밝히며 동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괴물’에 이어 ‘옥자’까지 새로운 생명체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는 봉준호가 내년에 개봉 예정인 신작 ‘기생충’에서도 또 다른 생명체를 등장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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