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여진구 “아역 이미지? 빨리 지우고 싶지 않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31 10: 00

지난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8살의 나이에 데뷔한 여진구는 벌써 연기 경력 12년 차가 됐다.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아역 시절부터 제대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여진구는 이후 맡은 역할마다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많은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올해로 스물한 살이 된 그는 그 나이대의 배우들과 비교해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최근 주로 진지하고 무거운 작품을 연달아 하고 있는 여진구는 나이대에 맞는 청춘물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진구는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스무 살이 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봤냐는 질문에 “술은 많이 마셔본 것 같고, 운전도 꽤 한 것 같다. 옆에다 매니저 형을 태우고 했다. 아직 초보운전이라. ‘대립군’ 촬영하면서 제가 가끔 운전하면서 다녔다. 소개팅, 미팅은 왜 안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들어왔는데 동기들이 저만 빼고 하는지”라는 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출연한 작품들이 대부분 나이에 비해 진지하고 어두운 작품인 여진구는 “저도 청춘물 하고 싶다. 어두운 감정선이나 어두운 장르를 일부러 택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색다른 캐릭터를 찾아가다 보니까 의도치 않게 이렇게 된 것 같다. 지금 청춘물을 찍고 싶은 생각이 크긴 하다”며 “풋풋한 대만 청춘영화 같은 그런 느낌에 어리지만 그리운 그런 청춘을 한 번 찍어 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감정소모가 큰 작품을 끝난 후 어떻게 힐링하냐는 질문에 그는 “희한하게 고독하고 차가운 감정 연기를 할 때 일상에서는 오히려 밝은 감정이 드는 것 같다. 오히려 밝게 지낸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 특히 ‘대립군’ 같은 경우에는 워낙 한국의 다양한 곳을 다니다 보니 되게 재밌었다. 촬영 없을 때 처음 가보는 곳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촬영차 여러 군데 들르면서 한국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촬영 끝나고 휴식시간이 있으면 우리나라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게 다녔다”고 답했다.
아역 배우로서 대중에게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여진구는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아역 배우라는 꼬리표가 좋지만은 않을 터. 이에 대해 그는 “당연히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해오고 많은 분들한테 칭찬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당연히 그런 작품들, 캐릭터, 역할들이 당연히 많은 분들 머릿속에서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은 연기를 해나가면서 제가 잘한다면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캐릭터들이 더 많은 분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아역 이미지를 벗고 싶고 빨리 지우고 싶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나중에 제 연기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분들에게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하다. 그렇게 엄청 빨리 떼어내고 싶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행히 작품적으로도 지금까지 행운이 많이 따라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기분 좋게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년 차 배우가 됐는데 이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졌냐는 질문에는 “현장 분위기는 익숙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연기가 편해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준비하는 과정들은 많이 익숙해져 있는데 연기는 정말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매 작품마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들여 쌓아가는 느낌이 든다. 매 작품이 다 다른 느낌이 들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가 세상에 존재하는 인구수만큼 존재하는 것 같다. 60억 가지가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끝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영화 ‘대립군’과 현재 방송되고 있는 tvN '써클'까지 올해만 벌써 두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올해는 항상 그렇듯이 엄청 크게 기대를 갖거나 그렇지는 않고 작품 두 개를 이렇게 선보일 수 잇다는 것이 이미 저에게 있어서는 잊지 못할 한 해가 된 것 같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다른 때와 다르게 한 달에 집중적으로 몰린 게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피곤하기도 하고 지쳐가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 건 또 처음인 것 같다. 벌써 오월이 끝나가고 있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mk3244@osen.co.kr
[사진] 20세기 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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