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김옥빈이 돌아왔다. 데뷔작 ‘여고괴담4’부터 ‘박쥐’ '뒷담화' ‘소수의견’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던 그녀는 어느 순간 숨 고르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랬던 그녀가 모처럼 주연을 맡은 영화는 정통 액션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다. 킬러 숙희는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되고, 자신의 삶을 조종한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되갚아주지만 알고 보면 여리고 약한 여자이다.
김옥빈은 액션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이 영화가 보다 많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옥빈은 31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는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200만 명만 넘었으면 좋겠다.(웃음)”라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04년 네이버 얼짱 선발대회에서 네이버상을 수상한 그녀는 이듬해인 2005년 영화 ‘여고괴담4’의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고, 같은 해 드라마 ‘하노이 신부’에 이어 ‘안녕하세요 하느님’ ‘오버 더 레인보우’ ‘칼과 꽃’ ‘유나의 거리’ 등에 출연했다.
그 어떤 작품보다 2009년 개봉한 영화 ‘박쥐’에서 여주인공 역을 꿰차며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인정받았다. ‘박쥐’는 피를 수혈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가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그녀의 남편을 살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내 역을 맡은 김옥빈이 신부 역의 송강호와 슬픈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다.
이에 김옥빈은 “‘박쥐’를 할 당시 제가 너무 어렸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점점 오지랖이 넓어지는 것 같다(웃음). ‘박쥐’를 했을 때는 제가 너무 아기여서 너무 몰랐다”며 “몰라서 편안했던 게 있는 반면, 이제는 알게 되서 불편한 점도 있다. 아는 게 많아지니까 참견하는 것도 많고 오지랖이 점점 넓어진다”고 웃으며 말했다.
원톱 여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부담감은 있었다. 제가 생각해도 여성 액션 영화가 많이 없는 것 같다. 외신도 ‘여성 액션물이 신기하다’고 하시더라. 또 무조건 강렬한 여자이기보다 강하면서도 여린 면이 있는 킬러라 독특했다”며 “제가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감독님께 처음 여쭤본 질문이 ‘이게 투자가 됐나요?’라는 질문이었다. 두려워서다. 여자 액션이 폼이 안 나면 '그럴 줄 알았다'는 말을 듣기 싫었다. 이것을 통해 여배우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영화를 하면서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안전장치가 좋고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기 때문에 큰 부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원더우먼과 악녀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우스갯 소리에 "제가 '원더우먼'은 안 봤지만 사람은 제가 훨씬 더 많이 죽일 것 같다(웃음). 이걸 자랑해도 될지 모르겠다(웃음). 칸에서 오프닝부터 강렬하고 재미있는 앵글이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은 첫 시작부터 ‘충격을 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처음부터 강렬한 액션으로 관객들을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및 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