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의 이야기가 축구계에 새로운 바람으로 나타났다. 출전할 수 있는 곳에서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7 U-20 월드컵의 여정을 마무리한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전을 마친 뒤 " 성적을 내려면 리그에서 더 많이 뛰어야 한다. 잉글랜드도 프리미어리그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면서 성적을 바라면 안된다. 성적이 하루 아침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노력했지만 기량 차는 분명 느꼈다. 육성이 되고 경기를 더 하다 보면 개인 기량은 높기 때문에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큰 실수는 꾸준히 경기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야 한국 축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전들의 수준차가 극명하게 경기에 드러났다는 말이다. 포르투갈은 대부분 프로팀에서 뛰고 있었다. 벤피카, 포르투, 스포르팅 리스본 등의 연합팀인 포르투갈은 비록 주전은 아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다. 따라서 경기 감각이 한국과는 완전히 달랐다. 비단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출전 팀들 대부분 경기에 많이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엔트리중 프로 선수가 주력이 아니다. 대학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았다. 또 프로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출전 기회를 보장받는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며 반전 기회를 노리는 선수들은 있었지만 그 외는 흔하지 않은 것이 한국의 현실이었다.
한국의 주력 선수인 이승우와 백승호도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신태용 감독의 이야기는 단호했다. 신 감독은 "세계 최고의 클럽 유스 팀에 있지만 경기를 뛰어야 한다. 잠재력은 있지만 뛰지 못하면 잠재력은 나오지 못한다. 좋은 팀에 있어도 뛰지 못하면 퇴보한다. 더 성장하려면 꼭 바르셀로나에서 뛰지 않더라도 다른 팀에서라도 뛰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고 전했다.

물론 프로팀에 속한다고 해서 모두 경기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집중력을 갖고 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단순히 신 감독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한 대표팀 선배들도 출전 시간을 보장 받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 17세의 나이에 프로팀과 계약을 하고 2010년 만 18세의 나이에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손흥민은 1일 파주 NFC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손흥민은 "일단 경기를 뛰어야 한다.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행복하다. 경기에 뛰지 못하면 외롭다. 도와줄 사람도 없다. 선수라면 당연히 경기를 뛰고 싶어야 하고 뛰어야 한다. 신태용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 역시 좋은 결정일 수 있다. 그래야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 물론 프로에서 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운 좋게 데뷔한 케이스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를 하면 기회는 온다. 준비한 만큼 기회가 올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동북고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젝트 일원으로 함부르크로 유학을 떠난 그는 운이 따랐다. 물론 아버지와 함께 철저한 준비를 했다. 그 결과 어린 나이지만 프로에서 자리잡게 됐고 그 활약을 바탕으로 EPL에도 진출했다.
운이 좋았다는 말을 했지만 손흥민은 노력도 다 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이승우 백승호는 나이차가 크지 않다. 비슷한 세대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년배의 성공에 대해서는 분명 귀담아 듣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K리그서 어린나이에 데뷔해 EPL로 진출한 이청용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선수들의 성적은 나쁜 것은 아니다. 16강 진출도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가진 선수들과 차이는 나타났다. 그러나 점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의 능력은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빨리 경기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청용도 중학교를 중퇴 후 FC 서울에 입단했다. 그는 조광래 감독의 유망주 영입을 통해 서울에 입단한 뒤 세뇰 귀네슈 감독의 중용을 받으며 K리그에서 EPL로 곧바로 이적했다. 젊은 선수가 빨리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바 있다.

경기 출전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벤치에 앉아 정체 되는 것 보다는 경기를 뛰면서 스스로 가치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본격적으로 프로에 나서야 할 나이다. 스승과 선배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