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이 이뤄질까.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지난달 21일 대전 삼성전에서 난투극에 휘말려 왼손 새끼손가락 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에 건너가 주치의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크게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 빠르면 다음 주말부터 실전에 투입될 전망이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1일 "비야누에바는 아마 다음주 복귀가 가능할 듯하다. (미국에서) 오면 불펜투구를 두 번 정도 하고 주말쯤 경기에 들어갈 것 같다. 비야누에바가 들어오는 대로 상태를 체크한 뒤 면담을 해보고 등판 날짜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빠르면 다음 주말 삼성과 대전 홈 3연전 중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투극을 벌인 상대팀 삼성을 상대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이상군 대행은 "주말 경기면 삼성전이다. 로테이션을 보니 삼성에선 윤성환이 우리 경기에 나오더라. 우연히 또 (대결이) 될 수도 있겠다"고 웃었다.
윤성환은 5인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 오는 10일 한화전에 선발등판하게 된다. 비야누에바도 큰 이상이 없는 한 9~11일 3연전 기간 중 등판할 수 있기 때문에 윤성환과 선발 리턴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다. 당사자들에겐 심리적으로 부담스런 대결이 될 수 있지만, 야구팬들에겐 이보다 더 흥미로운 대결이 없다.
당시 경기에서 비야누에바는 3이닝 무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고, 윤성환도 2⅔인이 5피안타 1볼넷 2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있었다. 3회 윤성환이 김태균, 윌린 로사리오를 연속으로 맞혀 난투극이 일어났고, 비야누에바가 격분한 나머지 윤성환에게 달려들다 넘어져 손가락을 다쳤다. 두 선수는 KBO 최초 선발투수 동반퇴장 진기록도 썼다.
KBO는 빈볼성 공을 던진 윤성환에게 6경기 출장정지, 폭력행위를 한 비야누에바에게 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윤성환은 징계가 풀린 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30일 대구 롯데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건재를 과시했다. 비야누에바는 열흘째 휴업이다.
두 투수가 직접적인 선발 대결을 벌이지 않아도 큰 관심을 모으는 매치업이다. 난투극 이후 9경기에서 두 팀은 나란히 4승5패로 5할에 근접한 승률로 선전하고 있다. 난투극 바로 다음 경기를 앞두고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퇴진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 팀이 빠르게 정비됐다. 삼성 역시 초반처럼 쉽게 무너지는 경기를 하지 않고 있다. 난투극 이후 리턴매치가 벌써부터 관심을 끄는 이유다. /waw@osen.co.kr
[사진] 윤성환-비야누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