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HR 페이스’ 저지, 맥과이어에 도전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2 05: 36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는 리그 최고 명문이라는 양키스에서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손꼽힌다. 그의 이름을 따 우측 관중석에 만들어진 재판정은 화제의 장소가 됐다. 올해 올스타 투표에서도 최다 득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런 뜨거운 관심을 만든 것은 그의 성적, 그 중에서도 화끈한 홈런포다. 저지는 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3할2푼7리, 17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4할2푼8리, 장타율 0.690으로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18에 이른다. 두 달이 지난 성적임을 고려할 때 ‘반짝’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2013년 양키스의 1라운드 지명(전체 32순위)을 받은 저지는 마이너리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 지난해 MLB 무대에 승격했다. 27경기에서 타율은 1할7푼9리에 머물렀으나 4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은 인정을 받았다. 그런 저지는 지난해 드러났던 약점을 상당 부분 보완한 채 다시 양키스타디움에서 섰다. 그 결과는 기록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양키스의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할 기세다.

저지는 아직 신인 자격을 가지고 있어 더 놀랍다. 이 신인의 홈런 기록은 그의 키(204㎝) 만큼이나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저지는 현지 시간으로 5월까지 총 17개의 홈런을 쳤는데, 신인 자격을 가진 선수가 5월 말까지 17개의 홈런을 친 것은 역대 두 번째다. 그 이름도 유명한 마크 맥과이어가 1987년 19개를 친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천재 타자로 불렸던 2001년의 알버트 푸홀스도 5월 말까지 16개의 홈런을 기록했었다. 저지가 하나를 더 친 셈이다. 저지는 첫 38경기에서 15개의 홈런을 쳤고, 이는 1987년 맥과이어(35경기), 1986년 월리 조이너(36경기)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기록이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양키스에서는 단연 최고 성적이다.
저지는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의 공을 힘 들이지 않고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졌다. 입단 당시까지만 해도 그의 체격 조건이 야구선수, 특히 야수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축복임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MLB 전체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저지는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신인이 될 수 있을까.
이 부문 최고 기록도 맥과이어가 가지고 있다. 1986년 오클랜드에서 MLB에 데뷔해 18경기에 뛴 맥과이어는 이듬해 무려 49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올랐다. 보기 드문 신인 홈런왕으로 당연히(?) 그는 신인왕을 수상했다. 그의 나이 만 24세 시즌이었다. 비록 약물 의혹에 얼룩지기는 했으나 그런 맥과이어는 1998년 70홈런을 치는 등 총 583홈런을 치고 MLB에서 은퇴했다.
현재 저지는 산술적으로 55홈런이 가능한 페이스다. 다만 MLB 투수들의 공략과 견제가 집요해질 것이고, 풀타임을 뛴 적이 없는 저지도 언젠가는 고비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맥과이어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논의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래의 기록들은 충분히 욕심을 내볼 법한 사정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동 2위 기록은 1956년 프랭크 로빈슨과 1930년의 월리 버거의 38홈런이다. 4위는 2001년 세인트루이스의 신성이었던 푸홀스의 37홈런이다. 현재 저지의 페이스를 고려할 때 부상만 없다면 이 기록까지는 무난히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신인 시즌에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도 별로 없다. 26명이 전부다. 30홈런 이상만 쳐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다.
한편 21세기 들어서는 총 5명의 신인 타자만이 3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2001년 푸홀스, 2007년 크리스 영(애리조나·32홈런), 2007년 라이언 브런(밀워키·34홈런), 2012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30홈런), 2014년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36홈런)가 그 주인공이다. 저지의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도 관심거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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