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CEO 연합, '파리협약 탈퇴' 트럼프에 정면으로 맞서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6.02 08: 23

구글 CEO, 마이크로소프트(MS) CEO, 테슬라 CEO, 애플 CEO, 페이스북 CEO가 하나로 뭉쳤다. 외계인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막기 위해서 세계 유수의 CEO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한국시간)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조만간 중대한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올린 지 하루 만에 탈퇴를 강행했다. 이로써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비준한 지 9개월 만에 파리 기후 협정을 백지화했다.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파리협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파리가 아니라 피츠버그 시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출됐다”고 말하며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First)를 내세웠다. 이러한 트럼프의 국제사회의 약속을 파기한 움직임에 비판 의견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다양한 외국인 차별 정책으로 큰 피해를 입은 IT 업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트위터 매니아 '아이언맨'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가 앞장섰다. 이미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약 탈퇴를 임시하는 트윗 직후 "파리 협약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백악관과 트럼프 행정부 경제 자문단의 다른 사람들을 통해 대통령에게 직접 조언하면서 (탈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만약 트럼프가 그럼에도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강행하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그러면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단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팀 쿡 애플 CEO도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쿡은 직접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대통령에게 온실 가스 감축과 기후 변화 위험 완화가 목표인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을 지키는 것이 미국 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쿡은 환경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떠나 만약 파리 협약을 탈퇴한다면 미국이 세계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에게 경고를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쿡의 경고대로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하자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파리협약을 지키기 위해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을 배제한 다른 나라들의 공조로 미국의 세계 무대 주도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IT 기업들의 총수들 역시 앞다투어 이번 트럼프의 행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선다이 파차이 구글 CEO는 자신의 트윗에 “파리 협약 탈퇴 실망했다. 구글은 지구 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더 밝은 미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면으로 반발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역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후 변화가 글로벌 행동이 필요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환경 보호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인도계 미국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제한 당시 앞장서서 반발한 바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리 협약 탈퇴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다. 경제에 좋지 않다. 미래의 아이들을 위협하는 결정이다"고 반발했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구축하는  새로운 데이터 센터는 100 % 재생 에너지로 구동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은 지구촌 공동체로서 해야만 되는 일이다. 너무 늦기 전에 함께 행동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러한 유수 IT 기업들의 총수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파리 협약 탈퇴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치뿐만 아니라 경제에서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들에게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이냐는 중요한 선택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IT 업계의 반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약 탈퇴를 강행한 것은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파리 협약에 제약받는 세력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실제로 발표에서 철강으로 유명한 피츠버그를 언급해 자신의 주 지지세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을 암시했다. /mcadoo@osen.co.kr
[사진] 기후 협약 탈퇴를 선언하는 트럼프 美 대통령. 중간은 앨론 머스크 테슬라 CEO. 아래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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