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발 폭탄, 마에다 품에서 터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08 05: 44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 내의 ‘폭탄 돌리기’가 다시 한 번 반환점을 맞이했다. 불펜에서 와신상담한 류현진(30)이 대형 폭탄을 만들었고, 이는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던 마에다 겐타(29)의 품에서 터졌다. 그러나 여전히 여유는 없다. 류현진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8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관심을 모은 팀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 대해 밝혔다.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릴 신시내티와의 홈 3연전 선발을 최종 확정해 공개했는데 12일 선발은 류현진이 나선다. 류현진과 경쟁했던 마에다는 불펜에서 대기한다. 11일 혹은 12일 구원 등판할 예정이다.
이미 10일과 11일 선발은 예정된 상태였다. 10일은 리치 힐, 11일은 부상자 명단(DL)에서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알렉스 우드의 차지였다. 화제이자 관심사는 12일 선발이 누구냐는 것이다. 현재 25인 로스터 내에 6명의 선발 자원이 있는 다저스임을 고려하면 한 명은 불펜으로 밀려나야 했다. 결국 마에다가 희생양이 됐다.

류현진이 때린 회심의 역전 적시타다. 류현진은 지난 5월 19일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시즌 2승(5⅓이닝 2실점)을 따낸 뒤 충격적인 불펜 대기 처분을 받았다.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줄곧 선발로만 뛰었던 류현진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처음으로 불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4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류현진은 경기 후 “선발로 뛰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묵묵히 기회를 기다린 류현진은 역전에 성공했다. 우드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비었고, 류현진은 임시선발로 나선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잘 던졌다. 6월 1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6이닝 1실점, 6일 워싱턴전에서는 7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 모두 승리는 없었지만 벤치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투구 내용이었다.
반면 마에다는 불안했던 페이스를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하 투구를 했다. 심지어 직전 2경기에서는 모두 4이닝 소화에 그쳤다. 다저스 벤치의 조기 교체 전략이 나온 경기도 있었지만 모두 기대치에 못 미치는 투구였다. 선발로서는 낙제였다. 결국 코칭스태프와의 협의를 거쳐 불펜행을 수락했다. ‘거부’는 곧 마이너리그행임을 마에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법 했다.
이렇게 류현진이 만든 폭탄은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지형도를 바꿨다. 그러나 안심은 이르다. 현재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자신의 자리를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오직 클레이튼 커쇼 뿐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불안요소가 있다. 마에다는 물론, 힐 또한 투구 내용이 연봉이나 기대에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다. 브랜든 매카시는 좋은 결과와는 별개로 잔부상이 속출하고 있고 엄청난 기세를 보였던 우드는 그 흐름을 끊어놓은 DL행이 걸린다. 우드 또한 부상이 많은 선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칼을 갈 마에다가 류현진을 다시 앞서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이 마에다를 구원한 경기부터 평가가 역전됐듯이, 마에다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류현진으로서는 12일 신시내티전 등판 결과가 매우 중요해졌다. 지금부터는 1~2경기 부진이 곧 선발진 탈락을 의미할 수도 있다. 폭탄을 떠넘기며 조금은 홀가분해진 류현진이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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