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잡학박사들 수다 엿듣기, 왠지 똑똑해진 느낌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09 23: 13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지만, 잡학박사들의 수다를 듣고 있으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만큼 유익하다.
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 ‘알쓸신잡’에서는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이 생태 도시 순천과 문학 도시 보성을 돌아본 뒤 저녁식사를 하며 유쾌한 수다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뇌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라도 순천과 보성으로 향하는 KTX에서부터 수다 봇물이 터진 잡학박사들은 우리나라 철도 역사에서부터 프랑스, 독일을 넘어 예멘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고속 열차에 대한 지식을 펼쳤다.

네 사람은 순천역에 도착해 선암사를 둘러본 뒤 삼합과 병어회, 다양한 해산물이 가득한 전라남도 식 밥상을 마주하며 수다꽃을 피웠다.
유희열은 선암사에 도착한 뒤 승선교와 강선루를 지나며 잡학박사들의 설명을 육성으로 듣자 “최고의 가이드와 함께 하는 기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은 여행지를 둘러본 뒤 보성여관에서 벌교 꼬막을 먹으며 본격적인 수다를 펼쳤다.
수다의 향연을 펼치며 법조인들이 돌려 읽고 전국의 대학생들이 필사했다는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작성 비화가 펼쳐졌다. 항소이유서를 썼던 감옥에서 원고를 작성하는 데 걸렸던 시간, 쓰고 나서의 소회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유시민은 “1심에서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그날 경찰이 잠깐 보자고 해서 슬리퍼 끌고 동네 다방에 갔다가 잡혀갔다”며 “저는 말도 안했는데 ‘주범이라고 자백했다’고 적혀있더라. 항소 이유서를 써야하는데 보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항소이유서에 대해 “순수하게 쓴 시간은 한 14시간 정도 걸렸다. 퇴고는 없었다. 총 세 부를 만들어야 해서 미농지 중간 중간에 먹지를 깔고 안 나오는 볼펜으로 썼다”며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머릿속으로 미리 생각을 해서 원고지 100장 분량을 썼다. 그리고 한자가 나올 때는 미리 연습을 한 뒤 괄호 안에 한자를 반드시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지에 손으로 글을 쓰는 것과 컴퓨터 타자기로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한 우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재승 박사는 “컴퓨터로 쓴다고 해서 머리를 안 쓰는 것은 아니다. 써놓고 수정하는 과정이 창의적인 활동이다. 과거에 외우는 과정이 많았다면 요즘엔 검색하고 많은 양의 정보를 집어넣는 식으로 변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변에 관심이 많다는 정 박사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물에 똥이 뜨고,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물에 가라앉는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20대 시절 소개팅을 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가 차였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날 일제 강점기 일본식 건축물이 순천에 많이 남아있는 이유와 건축으로 보는 권력의 진실, 인간의 창의력은 어떻게 진화하고 퇴화하는가 등 알수록 신비한 궁금증이 잡학박사들의 수다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알쓸신잡’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