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첫 2이닝 47개’ 그래도 꿋꿋이 버텨낸 박세웅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6.13 22: 14

박세웅(22·롯데)은 선발진 최후의 보루였다. 에이스로서 어떻게든 마운드를 버텨냈다. 끝내 막판의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박세웅은 꿋꿋이 버텨내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롯데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10으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등판했던 박세웅이 초반 난조를 보였지만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와 최소한의 임무를 다하려고 했고 경기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흘렀다. 하지만 막판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박세웅의 역투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
선발진이 붕괴된 가운데 롯데는 이날 선발진 ‘최후의 보루’였던 박세웅이 선발 등판했다. 모든 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세웅만이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었고 에이스에 걸 맞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 그런 만큼 이날 선두 KIA를 상대하는 박세웅에게 많은 짐을 지어줬지만 기대도 공존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초반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빠른공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이명기에 볼넷, 후속 김선빈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1사 1,2루에서 최형우에게 130km 포크볼을 던지다 중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올 시즌 두 번째 피홈런이었다. 제구 난조에 이은 피홈런.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2회에도 박세웅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민식에 우전 안타, 그리고 김주형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명기를 희생번트로 처리했지만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김선빈에 중견수 희생플라이, 버나디나에 적시타를 얻어맞아 2회까지 5점을 헌납했다. 이미 올 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2회까지 무려 47개의 공을 던지며 이닝 소화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박세웅은 꿋꿋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주초인 화요일 경기였고 에이스인 박세웅이 조기 강판된다는 것에 대한 선수단 전체의 심리적인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세웅은 3회부터 어깨에 힘을 뺐고 KIA 타자들을 물 흐르듯이 상대했다. 자신이 최대한 버텨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무너지면 더 이상 선발진에서는 더 이상 기댈 구석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닝을 최대한 버티는 쪽으로 노선을 설정했다. 힘겨운 첫 2이닝은 없는 듯 했다. 3회 13개, 4회 8개, 5회 13개, 6회 12개 등 박세웅의 투구 수는 급격히 적어졌다. 첫 2이닝 47개를 던졌지만 이후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은 46개로 끊었다. 박세웅은 최소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타선도 박세웅이 첫 2이닝에 5점을 허용하는 사이에 곧장 4점을 뽑으며 1점 차로 KIA를 따라붙었다.
박세웅은 그만큼 1점의 점수를 유지시키면서 KIA의 타선을 붙들어놓았다. 벤치 역시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박세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선발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정된 일요일(18일) 등판을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박세웅을 7회까지 올려 최대한 버텨보려는 복안이었다.
다만, 잘 버티던 박세웅은 끝내 7회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1사후 야수 실책과 볼넷으로 1,2루 위기에 몰렸고 결국 버나디나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6실점 째를 기록했다. 박세웅이 버틴 앞선 이닝들의 노력들이 물거품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린 에이스의 역투에 선수단은 응답했다. 이후 1사 만루 위기에서 장시환이 나지완을 병살타로 돌려세워 7회를 마무리 지었다. 위기를 극복한 뒤 타선은 7회말 강민호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7-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기어코 뒤집은 경기, 그리고 박세웅의 역투는 빛이 바랬다. 8회와 9회 총 4점을 KIA에 헌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꿋꿋했던 박세웅의 역투는 결국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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