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이별이다. 배우 윤소정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며 55년 연기 한길만 걸었던 고인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극계의 대모'로 무대와 스크린, 안방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던 배우 윤소정이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소속사 뽀빠이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윤소정 선생님이 16일 19시 12분에 별세하셨다. 사인은 패혈증"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최근 감기가 악화돼 폐렴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패혈증으로 건강이 악화됐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게 된 것.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가족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더욱 큰 슬픔에 잠겨 있는 상황이다.
1944년 7월 4일생인 故 윤소정은 1961년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했다. 다음해 TBS 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진출한 고인은 최근까지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활약을 펼쳐왔다.
특히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연기 열정을 불태웠던 고인의 고귀한 연기혼은 아직도 팬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연극 '어머니, 아버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던 故 윤소정은 연극에 대해 "신경성 위염이 생길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고통이 없으면 작업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던 고인은 "어려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작품을 통해 사람이든 일이든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기가 즐길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7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끝없는 도전정신을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던 연기력 탓에 돌을 맞았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특히 윤소정의 출연작 중 영화 '올가미'는 아들에게 집착하는 소름끼치는 시어머니 캐릭터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윤소정의 리얼한 연기 덕에 '올가미'라는 단어는 영화 공개 이후 집착하는 시어머니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 작품에 대해 윤소정은 지난해 8월 TV조선 '호박씨'에 출연 "지나다가 돌을 맞은 적도 있고, 욕을 먹은 적도 있다"며 "하지만 그 덕분에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주는 것 같아 고마운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작은 최근 방송 중인 '엽기적인 그녀'다. 사전제작드라마인 '엽기적인 그녀'는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 특히 '엽기적인 그녀'의 스태프들은 갑작스러운 고인의 별세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OSEN에 "촬영장에서 건강한 모습만 뵙다가 갑작스럽게 별세 소식을 접해 너무나도 황망하다"며 "촬영장에서 늘 후배들을 챙겨주시는 인자하고 듬직한 선배 배우로 촬영장을 아우르셨다. 갑작스러운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55년간 연기 한 길만 걸었던 고인과의 이별에 후배들은 물론, 팬들의 안타까움을 커지고 있다. 누리꾼들 역시 故 윤소정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며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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