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반가운 득점 지원' 비야누에바, 59일 만에 2승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17 20: 04

'비야누헨진'이라는 별명은 올 시즌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의 불운을 설명하는 단어였다. 저조한 득점 지원이 한화 시절 류현진(LA 다저스)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였다. 비야누에바는 59일 만에 승리를 챙기며 적어도 오늘만큼은 그 꼬리표를 뗐다.
비야누에바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도 모처럼 힘을 내며 비야누에바를 도왔다. 한화가 9-1로 승리하며 비야누에바는 59일 만에 시즌 2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비야누에바는 8경기에 선발등판, 46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 중이었다. 단순히 평균자책점만 빼어난 게 아니라 세부지표도 괜찮았다. 피안타율(.233)과 피OPS(.661) 모두 준수했다. 경기당 평균 106구를 던지며 6⅓이닝을 소화하는 것도 팀에게는 보탬이 됐다.

그러나 성적은 1승 4패였다. 이는 적은 득점 지원 탓이다. 한화는 비야누에바가 마운드를 지킨 46⅓이닝 동안 총 10득점, 9이닝당 평균 1.94점만을 지원해줬다. 경기당 1.25점만 지원해주는 흐름이었다. 평균으로만 따진다면, 비야누에바가 2점 이상 실점할 경우 패전투수가 될 수밖에 없는 야속한 득점지원이었다. 한 경기 4득점이 가장 많은 득점 지원일 정도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에는 악재 아닌 악재가 하나 더 있었다. 한화는 전날(16일) 경기서 19안타 15득점을 폭발하며 kt에 15-14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폭발한 다음날은 침묵한다는 징크스에 비야누에바의 불운이 더해진다면 이날도 쉽지 않아보였다.
경기 전 만난 이상군 감독대행도 이 점을 걱정했다. 이 대행은 "확실히 안타를 많이 친 다음날 타선이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 대행은 "타자들이 전날의 기억을 다 지우고 이날도 많이 쳐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이상군 감독대행의 기대는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한화는 12안타 9득점으로 비야누에바를 확실히 도왔다. 2회 김원석이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비야누에바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어 6회에는 송광민과 윌린 로사리오가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며 리드를 벌렸다. 비야누에바가 받아본 적 없는 득점 지원을 이날 몰아서 해준 셈이었다.
비야누에바도 이에 응답했다. 비야누에바는 7이닝을 90로 막아내며 효율성을 뽐냈다. 특히 3회 이진영을 병살타로 돌려세웠을 때부터 5회 오태곤을 내야 땅볼로 잡아낼 때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 타선이 마음 놓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비 시간을 줄여줬다. 비록 탈삼진은 한 개뿐이었지만 맞혀잡는 투구 내용이 돋보였다.
뒤늦게 거둔 2승.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2.19까지 떨어졌다. 2승 투수에 걸맞지 않은 기록이다. 비야누에바의 승수 쌓기는 이제 시작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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