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으로도 불안한 애디튼, 골든타임 놓칠라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1 13: 00

롯데의 계륵처럼 여겨지던 닉 애디튼(30)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그럼에도 신통치 않은 모습이었다.
애디튼은 올 시즌 개막 직후 파커 마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에 영입됐다. 첫 등판인 사직 LG전서 5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으나 이후 9경기서 1승8패로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 등판, 48이닝을 소화하며 2승7패 평균자책점 7.50이었다.
결국 애디튼은 지난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퓨처스리그서는 지난 15일 상동 두산전서 선발등판, 4⅔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20일 수원 kt전에 앞서 애디튼을 콜업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채로.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미 1군 말소 이전에 본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불펜으로 등판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올라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디튼은 콜업 첫 날, 팀이 10-1로 앞선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애디튼의 불펜행이 과연 괜찮은 선택일까. 애디튼은 트리플A에서 6시즌을 뛰면서 122경기에 등판했다. 그 중 86번이 선발등판이었다.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도 284경기에서 227차례 선발등판했다. 경력만 따지면 전형적인 '선발 유형'의 선수인 셈이다.
투구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애디튼은 기본적으로 60%를 전후한 속구 구사율을 자랑한다. 그러나 속구 평균 구속은 138km대에 머문다. 애디튼의 올 시즌 속구 피안타율은 3할4푼2리다.
물론 '빠른 구속'이 불펜투수의 지상과제는 아니지만 느린 공으로 상대를 잡아내지 못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첫 구원등판한 경기서도 마찬가지였다. 애디튼은 선두 유한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B-2B에서 던진 속구(138km)가 한가운데 몰렸다. 이어 내야 땅볼로 1사 3루, 김연훈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유한준이 홈을 밟았다. kt의 손쉬운 득점이었다. 무의미한 가정이지만 만일, 이날 경기가 한 점 차 승부였고 같은 방식으로 실점했다면 어땠을까. 애디튼은 구원등판에서도 낙제점을 받았을 것이다.
롯데는 이미 미국에 스카우트를 내보냈다. 이들은 라이언 사도스키 외국인 스카우트 코치와 함께 '영입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을 관찰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 맘때면 늘 스카우트가 미국에 나간다. 큰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시기적으로 좋은 선수가 풀릴 때가 아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방출하기 전에 주어지는 마지막 기회'라는 추측도 마냥 허황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조원우 감독은 애디튼의 콜업 이유를 설명하며 "어떤 상황에서 몇 이닝을 맡길지는 경기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롱릴리프 추격조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선발투수로 데려왔으나 실패한 뒤 불펜으로 기용하지만, 기량이 떨어져 승부처에서 내지 못하는 외국인 투수'가 팀에 필요한 존재일지 궁금해진다.
롯데가 갖고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는 단 한 장. 선택의 '골든타임'이 가까워지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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