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원투펀치' 역할을 기대했으나 여전히 시즌 2승에 머물러 있다. kt 선발진의 보루 돈 로치(28)가 시즌 3승 도전에 성공할까.
로치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전날(7일) 양 팀의 맞대결은 폭우로 연기됐다. 7일 경기 선발투수로 kt는 정성곤, KIA는 임기준을 내세웠다. 양 팀 모두 8일 선발투수로 다른 이를 내보낸다. KIA는 '토종 에이스' 양현종을 예고했다. kt는 로치로 이에 맞선다.
로치의 마지막 선발승은 지난 4월 19일 수원 KIA전. 로치는 당시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무려 79일 전이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서 57⅓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5.97을 기록 중이다. 그 10경기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차례. 경기당 5⅔이닝을 소화한다는 점은 반갑지만 매 경기 꾸준히 4~5점을 내주고 있다.

로치가 부진하니 kt 선발진의 밑그림도 꼬였다. kt는 최근 25경기서 3승22패, 승률 1할2푼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악몽같던 25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만 해도 5강 도약이 눈앞에 있던 kt는 어느새 최하위에 처져있다.
kt의 최근 3승 중 선발승은 류희운이 지난달 22일 수원 롯데전서 거둔 1승이 전부다. 불펜으로 나섰던 류희운과 이상화가 1승씩을 보탰을 뿐이다. 같은 기간 kt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7.48로 리그 최저다.
로치의 가장 큰 문제는 좌타자 상대로 고전하는 점이다. 로치의 올 시즌 피안타율(.316), 피장타율(.469), 피OPS(.837) 모두 리그 평균 이하다. 외국인 투수임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기록을 쪼개보면 좌우타자 상대 불균형이 심각하다.
로치는 올 시즌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2할5푼7리, 피OPS 0.640을 기록 중이다. 홈런도 단 세 개만 내줬을뿐이다. 그러나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4할6리, 피OPS 0.639에 달한다. 피장타율만 0.639에 달한다. 피홈런 역시 7개로 우타자 상대할 때보다 많다.
KIA에는 언제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좌타자가 있다. 리그 최강의 타자로 군림하고 있는 최형우를 비롯해, 서동욱도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거포'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이명기와 최원준도 로치를 괴롭힐 수 있는 좌타자 자원이다.
KIA의 최근 타격감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KIA의 최근 9경기 팀 타율은 무려 4할1푼3리에 달한다. 150안타를 몰아치며 19홈런, 116득점을 올렸다. KIA는 지난주 6경기와 이번 주중 SK 3연전 첫 두 경기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여덟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이 부문 종전 기록은 2015년 롯데와 NC가 세웠던 다섯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그 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물론 격차를 벌렸다. 같은 기간 좌타자 최형우(.583 3홈런 21타점)와 이명기(.415 1홈런 8타점)가 펄펄 날았다.
80일만의 승리 도전. 로치가 kt 선발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