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비교적 박한 학점을 받았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주요 선수들의 평가로 전반기를 정리했다. 오승환은 C학점을 받아 만족스럽지 못한 전반기였음을 대변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에 대해 “오승환은 지난해 1할9푼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팀의 마무리투수로 승격했다. 하지만 올해는 2할7푼의 피안타율과 함께 0.442의 피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오승환의 지난해 탈삼진/볼넷 개수는 103/18이었지만, 올해는 33/11”이라면서 지난해보다 떨어진 성적을 직접적으로 비교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이 1승4패 평균자책점 3.54, 21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8번을 성공시켰다면서 “최근 9경기에서 피홈런 4개를 맞았다. 이는 경기 막판 마이크 매시니 감독을 곤경에 빠뜨렸다”면서 오승환의 피홈런 증가를 지적했다.
실제 오승환의 전체 지표는 지난해에 비해 대다수가 떨어졌다. 평균자책점(1.92→3.54), 피안타율(0.190→0.276), 이닝당출루허용률(0.92→1.38), 9이닝당 탈삼진(11.64→8.41), 탈삼진/볼넷(5.72→3.45)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오승환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0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들의 수난시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려할 수 있지만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하지만 오승환은 마무리 자리를 지켰다.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았고 오승환도 마지막 연속 세이브로 힘을 냈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던 트레버 로젠탈의 평균자책점도 시즌 중반 4.05까지 치솟았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로젠탈에게는 오승환보다 더 낮은 C-를 줬다. 특히 전반기 막판 부진해 마무리보직 탈환의 기회를 놓쳤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도 “로젠탈의 순탄치 않은 과정이 오승환으로부터 마무리 자리를 되찾는 것을 방해했다”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전반기 막판 집단마무리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으나 결국 마지막 2경기에서의 마무리는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으로는 한숨을 돌린 채 후반기에 돌입한다.
한편 오승환, 로젠탈과 함께 팀의 불펜 핵심축으로 기대됐던 다른 투수들도 저조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나단 브록스턴은 아예 F였고, 왼손 셋업맨인 케빈 시그리스트는 D였다. 올해 기대를 모은 영입생이나 시즌 초반 부진했던 좌완 브렛 시슬은 중반 이후 살아나며 B학점을 얻어 그나마 선방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4.12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6위, 2할5푼7리의 피안타율은 전체 23위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