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 전환 이후 최다 세이브
장필준, "이제는 마무리 부담 없다"
32경기 출장 4승5패1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15. '특급'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할 수도 있지만, 생애 첫 마무리투수 보직을 소화하고 있는 투수의 성적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삼성 장필준(29) 이야기다.

장필준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구원등판,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2이닝 세이브였다. 장필준은 4-2로 앞선 8회 무사 1·2루에 등판했다. 시작부터 위기였다. 그러나 장필준은 첫 타자 장성우를 병살타로 솎아내며 한숨 돌렸다. 이어진 2사 3루서 심우준을 뜬공 처리한 장필준은 9회도 깔끔히 지워내 경기를 지켰다.
삼성은 올 시즌 '클로저' 자리를 심창민에게 맡겼다. 그러나 심창민은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심창민은 3~4월 11경기서 14이닝을 소화했는데 2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5.14에 달했다. 5월에도 14경기서 15⅓이닝을 소화했는데 2승1패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했다. 끝까지 클로저를 맡기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삼성은 칼을 빼들었다. 선택은 장필준이었다. 장필준은 지난 5월 12일 대구 넥센전서 시즌 첫 세이브를 챙겼다.
장필준은 그때부터 23경기에 나섰고 18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31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1패2홀드12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임에도 나름의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2세이브 중 7번을 '1이닝 이상 투구'로 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불펜이 안정적이지 못한 삼성에게 한줄기 빛인 셈이다.
김한수 삼성 감독 역시 "불펜 보직 변경을 단행한 뒤 뒷문이 안정적으로 달라졌다"라고 장필준을 치켜세웠다.
11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장필준은 "3이닝 홀드는 경험했지만 2이닝 세이브는 처음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무사 1, 2루 상황인 데다 상대 타자(장성우)가 쉽지 않았다. 집중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렸다"라고 설명했다.

마무리 첫 시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건 분명했다. 장필준은 "그 이전 보직도 불펜투수였다. 셋업맨으로 승부처에 나가는 상황도 잦았다. 때문에 '크게 다를 건 없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니더라"라고 털어놨다. 장필준이 꼽은 가장 큰 차이는 부담감이었다. 그는 "나를 제외한 26명의 선수들이 3~4시간에 걸쳐 리드를 잡아놓은 것이다. 그걸 내 공 하나 때문에 뒤집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처음에는 그 부분이 정말 걱정됐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장필준은 정면 승부를 택했다. 장필준은 "이제는 부담 없다. 그런 상황을 즐긴다. 솔직히 넉넉한 점수 차에 1이닝을 던지는 게 편하기는 하겠지만, 팀 사정상 필요한 상황이 생긴다면 가리지 않고 등판하는 게 맞다"라고 덧붙였다.
마무리 투수 첫 시즌. 장필준은 이미 성공적인 클로저의 길을 걷고 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