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버린 안영명, "강속구를 던질 순 없지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14 10: 35

한화 우완 투수 안영명(33)은 빠른 공이 주무기인 투수다. 140km대 중후반 묵직한 직구로 정면승부하는 배짱이 돋보였다. 20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4년에도 안영명은 최고 147km 직구로 삼진을 잡는 파워피처였다. 
그러나 2015년 선발로 전환한 뒤 완급조절 위주의 투구를 했고,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다. 결국 시즌 중이던 7월 어깨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올 시즌 다시 돌아왔지만 직구 평균 구속은 136km로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안영명다운 투구를 보기 어려웠다. 
결국 지난 5월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군에서 한 달 반의 시간을 보냈다. 퓨처스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답을 찾았다. 빠른 공에 대한 미련을 버리며 자신이 살 길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1군 복귀전이었던 13일 대전 롯데전에서 안영명의 투구는 그 답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안영명은 5⅔이닝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이닝, 투구수(106개) 경기.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고비 때마다 낮게 깔리는 직구가 효과적이었다. 롯데 에이스 박세웅과 선발 맞대결에서 기대이상으로 잘 버티면서 한화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안영명은 "작년에 수술하고 난 뒤 이전처럼 구속이 늘지 않았다. 한동안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직 150km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걸 빨리 인정하는 것이 나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덜 받고 편해지는 것 같더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했다"고 스피드에 미련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영명 스타일이 바뀌진 않았다. 그는 "변화구만 꼬면서 경기를 할 순 없다. 직구 그립에 변화를 주면서 투심 같은 공도 던진다. 직구 구속을 봐도 최고·최저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106개 공 중 무려 94개가 직구였는데 최고 142km, 최저 133km였다. 직구 구속은 떨어졌지만 볼끝의 움직임을 더하고, 구속 차이를 주며 구석구석 찔러넣었다. 
안영명은 "그동안 2군에서 충분한 훈련을 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 다만 경기 운영 면에서 주지 않을 점수를 준 게 조금 아쉽다. 점수를 아낄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안영명이 오랜만에 올라와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며 후반기에는 안영명의 반등을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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