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시즌 최다 연패 사슬을 끊은 kt. 이 흐름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복귀 전력은 탄탄하다.
kt는 1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을 9-8로 승리했다. kt는 9회, 상대 마무리 투수 장필준 상대로 안타 두 개와 볼넷을 묶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후속 이진영의 1루수 땅볼로 1득점. 이어진 2사 2·3루에서 윤석민이 우중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8-8로 다시 균형이 맞춰졌다. 이어진 남태혁 타석. 대타 정현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4시간 넘는 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최다인 8연패 사슬을 끊으며 후반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kt의 지독한 연패는 지난달 29일 청주 한화전 5-8 패배가 시작이었다. 이어 전날(12일) 수원 삼성전을 3-11로 패한 kt는 시즌 최다인 8연패 수렁에 빠졌다. 누가 나와도 연패를 끊지 못하며 패전만 거듭됐다. 단순한 연패 숫자만 문제가 아니었다. kt는 6월부터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연패 후 1승, 그리고 다시 연패'가 거듭됐다. kt는 6월 초 내리 일곱 번을 패한 뒤 1승으로 힘겹게 연패를 끊어냈다. 이후 다시 6연패에 빠졌던 kt는 또 다시 1승으로 연패를 탈출했다. 다시 4연패 뒤 1승을 거둔 kt는 13일 경기 전까지 8연패 늪에 다시 빠졌다.

그 사이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kt는 6월 3일까지 55경기서 23승31패, 승률 4할3푼6리를 기록 중이었다. 순위는 8위였지만 5위 LG와 4경기 차에 불과했다. 연승 흐름을 탄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격차였다. 3위 두산과도 6경기 차였다. 그러나 6월 4일부터 지독한 악몽이 시작됐다. kt는 그때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28경기서 3승25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1할7리에 불과하다. kt를 제외한 9개 구단은 모두 이 기간 총력전을 선포하며 4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kt와 다른 팀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승리는 이러한 흐름을 깼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1승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어떻게든 1승을 거두면 그 덕에 분위기가 바뀔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록 주전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며 3실점하는 등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하지만 야구에서 가장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그러한 흐름을 순식간에 뒤바꾼 셈이다.
마지막 경기 승리는 '창단 후 최저 전반기 승률'의 굴욕을 피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kt는 13일 삼성전을 패했으면 전반기 시즌 84경기 27승57패, 승률 3할2푼1리를 기록하게 됐다. kt는 1군 진입 첫 해인 2015년 전반기를 28승58패, 승률 3할2푼6리로 마쳤다. 지난해에는 32승47패2무, 승률 4할5리로 한걸음 더 나아졌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3할2푼1리로 떨어진 것이다. 물론 2015년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창단 첫 해와 비슷한 수준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마지막 경기를 이겼지만 승률은 3할3푼3리. 여전히 지난해에 비하면 낮다. 하지만 최악은 피한 셈이다.

후반기 복귀 전력도 있다. 6월 초 발목 부상으로 빠졌던 오정복과 어깨 염증에 시달렸던 불펜투수 엄상백이 돌아온다. 특히 오정복은 부상 전까지 4할 타율을 넘나들며 '장외 타격왕'에 올라있었다. 김진욱 감독도 "(오)정복이 같은 선수가 벤치에 있는 것과 없는 것. 이 둘 사이 차이는 크다"라며 그의 복귀를 기다렸다. 이들이 판도 자체를 뒤엎기에는 다소 아쉽지만, kt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게 된다.
9위 삼성과도 5.5경기차. kt에게 여전히 탈꼴찌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전반기 마지막 단추를 10개 구단 중 가장 짜릿하게 꿴 것만은 분명하다. 그 마지막 단추가 kt 후반기의 동력이 될까. kt의 후반기 도약은 리그 전체의 재미를 높일 흥행 요소 중 하나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