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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톡] '덩케르크'로 증명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출구 없는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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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영화 ‘덩케르크’를 내놓은 크리스토퍼 놀란은 정말이지 매번 상상력에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감독이 아닐까 싶다. ‘덩케르크’가 개봉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관객들과의 소통에 성공하는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메멘토’부터 ‘인셉션’ ‘인터스텔라’를 봐도 단 한 번도 겹치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고도의 상상력으로 흥미 있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감독인 이유가 충분하다.

20일 개봉한 ‘덩케르크’ 역시 놀란의 진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는 것은 놀란의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다크나이트’ ‘인셉션’ ‘메멘토’ ‘인터스텔라’로 관객들을 흥분시켰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에 1940년 전쟁의 한복판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겼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서 벌어진 연합군의 탈출 작전을 그린다. 러닝타임 106분 동안 땅-바다-하늘에서 이뤄진 전쟁의 모습을 숨 막히게 보여줘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대사가 없다는 것도 신선한 충격. 

바로 눈앞에서 침몰하는 구축함부터 적의 총알에 고스란히 노출된 병사들, 하늘에서 격추당하는 전투기, 해변에서 고군분투하는 군인까지. 그동안 전쟁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전쟁 신(scene)과는 또 다른 전쟁의 이면을 담았다. 이 영화를 통해 놀란은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레벨을 한 단계 더 높일 것 같다.

전쟁영화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는 놀란 감독의 얘기대로 ‘덩케르크’는 사실 전쟁 영화라기보다 생존 영화에 가깝다. 지옥 같은 전쟁터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군인들의 욕망, 그것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처절한 노력을 펼치는 모습은 숨 막히는 긴장과 안타까움을 안긴다. 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단번에 느낄 수 있어 숭고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덩케르크’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 흔한 감동 드라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철수 작전에 참여한 군인의 희생과 인간애가 녹아있긴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굉장히 담담하다. 한마디로 감정에 호소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다.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뺀 채 오로지 무사히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군인들의 심정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한스 짐머의 배경음악을 비롯해 시계 초침, 배의 엔진, 모터 등 기계음의 혼합을 통해 현실적인 느낌을 배가시키기도 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역대급 스케일은 전쟁이라는 장르 영화에 새로운 경험을 안긴다.

그는 진부하지 않은 영화를 꿈꾼다. 자신만의 비전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부여하는 감독. 지금까지도 놀라웠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은 도무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감독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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