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우연 "박보영에 한혜리까지, 파트너 운 좋았죠"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7.23 13: 29

배우 안우연의 성장은 보면 볼수록 놀랍다. 지난 2015년 tvN '풍선껌'으로 데뷔한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것은 물론, KBS2 '아이가 다섯', SBS '질투의 화신', JTBC '힘쎈여자 도봉순',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에 연이어 출연하며 드라마 히트에 크게 기여한 것.
특히 그는 이미 JTBC 웹드라마 '힙한선생' 촬영을 마쳤고 JTBC '청춘시대2'에 캐스팅됐으며 tvN '하늘에서 떨어진 폴' 출연도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최종 조율 중인 상황. 그야말로 데뷔 3년 차 신인으로선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무명의 시기는 있었다. 특히 데뷔까지의 시간이 길었는데, 아이돌 연습생으로 데뷔를 준비하거나 몸이 아파 휴식기를 가졌던 시기가 있었다고. 이에 OSEN은 최근 종영한 '써클'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종횡무진으로 활약 중인 안우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하 안우연과의 일문일답.
Q. 써클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저한테 범균은 정말 색다른 캐릭터였어요. 누가 봐도 특이한 캐릭터요. 그래서 노력과 애정이 많이 들어갔고요. 진구가 워낙 베테랑이라 호흡이 잘 맞았고, 연출, 작가, 스태프분들도 엄청 파이팅해서 촬영 속도가 빨랐어요. 12부로 짧게 끝나서 다들 아쉬워했어요. 그래서 단톡방도 생겼죠."
Q. 어떻게 캐스팅됐나요?
"오디션 미팅이 들어왔었는데 처음엔 다른 역할이었어요. 범균도 가능성이 열려있기 했지만 호수 역할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죠. 오디션 미팅을 할 때 호수 역을 먼저 연기하고 나니까 감독님이 '뭐 더 하고 싶은 거 있어?'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범균도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고 연기를 하고 나니 감독님께서 '우연이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후에도 두 번 정도 더 미팅을 가진 후에 캐스팅됐죠."
Q. 범균 역에 더 끌린 건가요?
"전 두 역할 모두 상관없었지만 그때 범균이가 더 끌렸던 건 사실이에요.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특이하더라고요. 쌍둥이 동생과의 케미도 재밌어 보였고요.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돼서 너무 감사했어요."
Q. 연기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캐스팅이 된 후 본격적인 캐릭터 분석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일단 '외계인'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쫙 읽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찾아봤어요. 하지만 어디에도 외계인의 존재를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없었죠. 동생인 우진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형이라는 사람이 외계인에 집착해야 하는 상황도 힘들었어요. 외계인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려고 한 밤중에 '외계인이 있다'라고 소리치며 달리기까지 했죠. 물론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였어요."
Q.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언제인가요?
"싸우는 액션신이었는데, 마지막에 멱살을 잡고 소리를 치다가 벽에 받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걸 알아서 요령 있게 해야 하는데 전 액션신이 처음이다 보니 계속 머리를 박았죠. 장소가 또 먼지가 꽉 찬 지하실이었고 제가 피 분장을 한 상태였거든요.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너무 답답해지고 어지러워서 잠시 주저앉은 적이 있어요. 나중에 '좀 더 융통성 있게 해야겠다' 싶었죠. 아직 제가 많이 미숙한 탓이에요(웃음)."
Q. 여진구, 정인선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요?
"진구가 워낙 성격이 좋은 데다 베테랑 선배님이라 감사했어요. 방송 막바지에 몸 싸움하고 장난치는 부분은 다 애드리브였죠. 연습도 안 하고 말이에요. 진구는 철이 든 듬직한 동생이에요. 그리고 사실 정인선씨는 딱 한 번 만났어요. 전 거의 진구랑만 연기를 맞췄다고 보시면 돼요."
Q. 만약 '써클' 시즌2가 나온다면 출연할 의사가 있으신가요?
"당연히 있어요. 상상도 해봤죠. 그런데 다들 파트1 모습 그대로인데 범균이만 자라서 준혁(김강우 분)이 돼있는 모습이라서요. 아마 나와도 회상신 정도로 짧게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안우연씨의 연기 인생도 궁금해요. 언제부터 연기자를 꿈꿨나요?
"고3 4월이에요. 19세 때 입시를 고민하게 됐죠. 갈 대학은 없고 특기도 상황에서 친구가 '같이 연기 한 번 해볼래?'라고 물어서 시작했어요. 늦게 시작해서 그런지 할 게 정말 많더라. 그 이후엔 연기에 빠져서 미친 듯이 연습한 것 같아요. 정신, 몸, 소리 연습을 하루 종일 했어요."
Q. 연습생 시절도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게 서울예대를 합격하고 나서는 연극과 동아리 활동을 하며 놀았어요. 아는 선생님이 '너 좀 아깝다'며 추천해주셔서 가수 기획사를 가게 됐죠. 하지만 그때도 꿈은 배우였어요. 그곳에서 2년 정도 연습했고 사실 데뷔는 못했어요. 갑자기 1년 동안 심각하게 아파서 그만두게 됐거든요. 그래도 오히려 그런 경험들이 더 배우를 원하게 해줬어요. 스물다섯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 같아요."
Q. 그래도 데뷔 후엔 계속 승승장구 중인데요. '청춘시대2' 촬영 분위기도 조금만 얘기해 주세요. 시즌1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남자 배우들이 달라졌어요(웃음). 또 새로운 여자 캐릭터가 나오고요. 작가님이 잘 쓰신다고 느낀 게 캐릭터가 늘어났는데도 각자의 성격이 뚜렷이 보이더라고요. 새로운 캐릭터조차도요. 오다가다 생기는 트러블들이 정말 디테일하세요. 대본의 탄탄함은 여전하다고 보시면 돼요. 다만 시즌1은 남자에 대한 고민이었고 그게 1단계라면 시즌2는 2단계로 접어든다는 점이에요. 방송을 보시면 그녀들의 2단계 고민을 알 수 있으실 거예요."
Q. 파트너인 한예리씨와의 호흡은 어떤가요?
"한 번 맞춰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전 운이 좋은 것 같아요. '힘쎈여자 도봉순'에선 보영 누나, '써클'에선 진구, '청춘시대2'에선 예리 누나를 만났으니까요. 다 베테랑이라 연기하기가 편하거든요. 전 경력이 2년 좀 안 됐으니까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은데 다들 그걸 잘 받아주세요. 특히 예리 누나는 제가 의견을 드리며 '마음대로 해도 돼요'라고 말해주시죠. 정말 천사에요. 제가 천사랑 연기를 하고 있어요(웃음)."
Q. '힙한선생'은 이미 촬영을 마쳤다고 들었는데요.
"네. '써클' 촬영 도중이었는데 그때 잠을 한 시간 정도 자고 그랬어요. 그래도 촬영장에 가면 친구들이랑 마음이 많이 통해서 그런지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대본도 재밌었고요. 오는 8월 14일일 첫 방송이고 추석 때는 특집으로 10편이 모두 방송될 예정이라고 해요."
Q. 연기를 할 때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잠시 쉬고 싶진 않은가요?
"뭔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서 제가 살아온 경험으로 이를 재창조하는 게 재밌어요. 제 경험으로 다 안 되면 살아오면서 관찰했던 사람들의 특징을 적용해보고, 여기에 감독님의 전체적인 생각을 들으면 또 다른 캐릭터가 나오죠. 하나하나 분석하고 그 감성에 빠져보는 게 너무 재밌어요. 매번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기고 그래요. 아직은 좀 더 달리고 싶어요."
Q. 앞으로 10년 뒤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가요?
"'안우연의 색깔은 이거다'라고 뚜렷이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요. 다양한 역할을 계속 연구하고 싶어요."
Q. 언젠가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최근에는 철부지 재벌 2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매력적인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서 바뀌어가는 모습이요. 처음에는 비호감 같지만 보면 볼수록 귀여운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올해 포부 및 각오 한 마디 부탁드려요.
"감사하게도 지금 결정해 놓은 작품들이 있어서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최대한 전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모습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계속 작품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 nahe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