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 이정현 "소지섭, 말 없는 배려형 vs 송중기, 말 많은 친절형"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7.25 15: 23

 영화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등 인기 배우들이 영화 ‘군함도’를 통해 뭉쳤다. 26일 개봉 전부터 압도적 예매율(67.2%·영진위 제공)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군함도’가 과연 개봉 후 어떤 성적을 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정현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이 내일이니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떨린다”며 “어제(cgv라이브톡에서) 투자·배급사 관계자 분들이 좋아하셔서 저도 같이 기뻤다(웃음). 잘 돼야 하는데 다들 걱정 많이 하고 있다”고 ‘군함도’를 향한 제작진 및 배우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현은 ‘군함도’에서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돼 정신적·육체적으로 학대 받는 조선인 말년 역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줬다. 가뜩이나 마른 몸매인데 36kg까지 감량하며 고통 속에 야위어가는 여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말년은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과 첫 만남부터 강렬하게 얽혀 나중에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군함도’라는 좋은 작품을 한 게 너무 기쁘지만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라는 배우와 알게 된 것이 큰 선물이다. 그 날의 촬영이 끝나면 정민 오빠가 술자리를 마련해서 소주를 한 잔씩 하면서 똘똘 뭉쳤다. 촬영 하루 이틀 전에 가서 끝나도 집에 안 갔다(웃음). 감독님이 ‘집에 좀 가’라고 할 정도로 자리를 지켰다(웃음). 다른 배우가 중요한 장면을 찍을 때도 같이 가서 지켜봐 줬다(웃음).”
이정현은 소지섭과 송중기 모두 친절하고 배려가 깊지만 성격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소)지섭 오빠는 말이 없이 뒤에서 묵묵히 챙겨주면서 배려해주신다. 제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 반면 (송)중기는 되게 말을 많이 하면서 친절하게 챙겨준다(웃음). 스타인데 인간적이고 성격이 참 좋다. 스태프에게도 먼저 다가가서 분위기를 띄운다. 매력적”이라고 칭찬했다.1996년 영화 ‘꽃잎’부터 ‘범죄소년’(2012), ‘명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 ‘스플릿’(2016)까지 바쁘게 달려온 이정현은 흥행성 면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렇듯 꾸준한 활동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던 그녀가 블록버스터 ‘군함도’로 돌아왔으니 기대가 높을 터다.
말년은 그간의 조선 여자들과 궤를 달리한다. 위안부로 징용되는 치욕을 당했지만 순순히 받아들이고 슬퍼하기보다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찬 여자다. 그동안 어디에서도 선보인 적 없던 색다른 모습의 캐릭터인 것.
이정현은 “말년이 위안부 피해자 캐릭터이지만, 당해서 울고만 있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맞서는 게 좋았다. 류승완 감독님은 여배우도 강하게 그려주는구나 싶었다”며 “무엇보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배우와 같이 한 작품을 한다는 것에 되게 떨렸다. 촬영에 들어가면서 그 떨림이 사라졌다. 다들 프로였다”고 칭찬했다.
‘군함도’ 속 하시마 섬은 실제의 2/3 크기로 만들어졌다. 크로마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 섬 모형으로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연기를 하게 된 것. “처음 (세트를)봤을 때 되게 놀라웠다. 세트는 물론 CG도 너무 완벽했다”며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서)많은 장면들을 보고 배우들이 고생을 한 게 생각이 나서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다(웃음). 물론 다른 배우들이 잘하셨는데, 제가 나온 부분이 아쉽기도 하다. 극장가서 한 번 더 보려고 한다”고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제작사 강혜정 대표에게 먼저 출연 제안을 받았다는 이정현은 “대표님이 영화를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무슨 영화냐고 물어보니 류승완 감독 ‘군함도’라고 하셔서 놀랐다. 내가 ‘군함도’의 여주인공이라니, 캐스팅 제안을 받을 때가 주차장을 내려갈 였는데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웃음). 당연히 할 거라고 답했다. 시나리오 보자마자 한 시간 만에 한다고 했다”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말년은 이강옥(황정민 분), 최칠성(소지섭 분), 박무영(송중기 분) 등 남자 배우들에 비해 적은 분량이기 하지만, 임팩트가 강한 캐릭터이기에 여배우라면 욕심이 날 만한 인물이다. 이정현은 오로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말년의 감정으로 살았고 영화에만 집중했다고.
그녀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말년이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이 귀찮을 정도로 어떻게 해야할지 질문했다”라며 “위안부로 끌려간 캐릭터지만 총을 들고 (일본 군인들과)싸우는 모습이나 울지 않고 담담한 모습, 용감한 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마치 ‘원더우먼’ 같았다(웃음)”고 말년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이미 공개된 예고 영상 속 처절한 연기만으로도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정현. 그녀의 새로운 캐릭터 말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말 행복한 촬영장이었다. 다음에도 황정민 선배와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 촬영장에서 배우들을 이끌며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류승완 감독님이 황정민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웃음).”/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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