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후회합니다"..장현승, 반성문에도 싸늘한 이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8.01 07: 00

2년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과거 자신의 생각이 짧았고 멤버들과 팬들에게 잘못하는 걸 알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못했다며 뒤늦게 반성과 후회의 진심을 내비쳤다. 비스트의 전 멤버 장현승의 이야기다. 
오래 고민한 흔적이 보였지만 뜬금없는 사과였다. 장현승은 지난달 31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녕하세요, 장현승입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지만 꼭 전하고 싶었던 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라며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5년간 연습생활 끝에 어렸을 때부터 꿈꿔 온 가수가 됐고 비스트 멤버들과 좋은 기회를 얻어 탈퇴하기 전까지 지난 7년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것. 하지만 데뷔 이후 그는 활동에 불편함을 느끼게 됐고 음악적 갈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 활동과 팀워크를 위한 이해보다는 제 개인을 고집하는데 힘썼고, 남의 말은 듣고도 곧바로 제 고집과 자존심을 부려 멤버들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빚어진 멤버들과 벽은 너무 두터워졌고 화합을 선택하는 대신 저는 멀어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09년 데뷔한 비스트는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하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특히 사건·사고 없는 '모범돌'로 손꼽히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15년 9월 장현승이 일본 팬미팅에 돌연 불참하며 불화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예정된 비스트 팬미팅에 장현승이 개인 사정으로 못 나갔다. 미리 공지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미리 영상도 찍어 놨는데 오해가 생겼다"며 탈퇴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장현승을 둘러싼 팬들의 원성은 커졌다. 무대 위에서 멤버들과 따로 놀거나 스케줄에 무단 불참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팬들 역시 장현승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장현승은 "그때 이미 저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마저 상실해 무대를 포함한 모든 공식석상에서까지 불량한 태도를 보이기에 이르렀고 모든 면으로 참 철없었던 제 모습이 젊음을 즐기는 거라 착각까지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이 멋이라고까지 생각했습니다"며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결국 장현승은 음악적 방향성을 이유로 비스트에서 탈퇴했다. 나머지 다섯 멤버들은 5인조로 재편해 2달 뒤 '버터플라이', '리본' 등을 발표하며 1위 가수임을 굳건히했다. 그리고 이들은 소속사에서 나와 독자노선을 걸었고 이름마저 하이라이트로 바꿨다. 
장현승은 "고집 만큼이나 불필요한 자존심이 세서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탈퇴 이후, 저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고 겪는 과정이 경험이라기엔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 자존심을 내려놓으니 그동안 치기 싫어 버티던 바닥을 칠 수 있었고, 그렇게 제 나름의 바닥에서 깨달음과 자유로움을 얻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은 보지 못하며 남에게 상처들만 남겼습니다. 동시에 저의 경솔하고 이기적인 결정들로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이제서야 알게 돼 제게 상처 받으신 분들께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팬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장현승의 긴 반성문에도 여론은 냉담하다. 장현승의 SNS에는 "너무 늦었다", "멤버들에게 사과하세요", "이제와서 웬 사과" 등의 뼈 아픈 댓글이 홍수를 이룬다. 물론 "힘내라"며 격려하고 응원하는 댓글도 있지만. 
구 비스트, 현 하이라이트는 가요계 '모범돌'로 손꼽히는 아이돌이다. 이들에게 유일한 흠집은 장현승 논란이었다. 비스트라는 이름도 쓰지 못해 9년 차 신인 하이라이트로 돌아간 '윤용양이손' 멤버들에게 팬들의 응원은 집중됐던 터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장현승의 뒤늦은 회한이 팬들에게는 더욱 야속할 터. 장현승 역시 27일 디지털 싱글 '홈'을 발표했는데 이 타이밍에 사과글을 남긴 것도 곱게 볼 수만은 없다는 게 다수의 시선이다. 
긴 사과문을 남겼지만 장현승을 둘러싼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장현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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