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BCH, 불안한 시작...개발자와 투자자 주도권 다툼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04 10: 21

신규 가상 화폐의 등장일까? 아니면 이해 당사자들의 이전투구일까?  
지난 1일 하드 포크를 통해 기존 비트코인과 다른 비트코인캐시(BCH)가 등장했다. BCH는 비트코인 사업자 간 갈등으로 생긴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채굴자들의 논쟁 끝에 비트코인에서 하드 포크로 분리된 BCH가 등장하게 됐다.
비트코인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세그윗(Segwit2X)'을 추진했다. 세그윗은 비트코인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으로, 블록에서 서명 공간을 분리해 거래 내역을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작업이다. 비트코인이 세그윗을 하게 되면 결제 처리 과정에서 네트워크 속도가 향상된다.

2009년 처음 개발된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결재나 송금 속도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사용자나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연산 처리 속도가 느려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발견됐다. 심지어 빠른 처리를 위해서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되는 경우가 생겨 화페로서 비트코인의 평가가 내려가는 상태였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진짜 상용화된 전자 화폐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 개발자들 입장서는 세그윗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반면 비트코인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중요시하는 중국 중심의 채굴업자들은 세그윗에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대규모 채굴업자를 중심으로 채굴업자들은이 8월 1일 하드포크를 해서 아예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의 BCH를 만든 것이다. 세그윗 논란을 계기고 개발자와 채굴업자의 화폐 주도권 싸움이 표면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BCH는 기술적으로는 비트코인과 크게 다른 부분이 없어서 '리플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 화폐와 달리 정치적 목적을 가진 화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술 진보 정도가 중요한 가치 판단의 기준인 가상 화폐 입장서 보면 BCH는 전혀 내세울 것이 없다는 점. 원본인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의 선구자라는 점이 인정받았지만, BCH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화폐라는 혹평이 이어졌다.
이러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BCH는 출범 하루만에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시가 총액 3위에 오르는 위엄을 토했다. 가상 화폐 시장에 몰린 관심이 '신생아' BCH에게 몰려서 이뤄낸 성과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다음 날 주요 코인 거래소 BCH들 지원 여부를 망설이면서 추가 투자가 멈춘 상태다.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자 상승세는 한 풀 꺾여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여러 전문가들은 기술적 차별성이 없는 BCH가 성공할 경우 개별 이해 당사자들의 이합집산을 통해 '군소' 전자화페가 난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양한 전자화폐가 난립할 경우 시장의 신뢰성이 무너져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수도 있다는 점이다. /mcadoo@osen.co.kr
[사진] 프리큐레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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