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대기만성’ 장영석, 입단 8년 만에 ‘인생역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8.07 06: 10

이렇게 사연 많은 선수가 또 있을까. 장영석(27·넥센)이 입단 8년 만에 넥센의 보물이 됐다.
넥센은 지난달 7일 중심타자 윤석민을 kt에 내주고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받는 1: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넥센은 확실한 3할 타자 윤석민을 내주고 투수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넥센이 약점을 보강한 것은 맞지만, 윤석민을 내준 것은 손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윤석민의 이름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고 있다. 3일 등판한 정대현은 승리투수가 되며 선발공백을 메웠다. 1루를 꿰찬 장영석은 24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 5홈런 20안타 14타점의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영석은 7월 29일 삼성전서 프로 첫 만루홈런을 쐈다. 그는 3일 SK전에서는 비거리 130m의 대형홈런으로 고척돔 전광판 상단을 강타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4일 롯데 린드블럼을 두들겨 2경기 연속 홈런을 신고했다. 그야말로 무서운 상승세와 장타력이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장영석을 만나 비결을 물었다.
▲ 홈런페이스가 너무 좋다. 비결이 있나?
비결은 따로 없다. 운이 좋았고 바람도 도와줬다. 홈런을 치려고 한 게 아니라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다보니 운이 따라줬다.
▲ 홈런도 홈런인데 비거리가 상당하다. 고척돔 전광판 상단을 강타하는 홈런은 처음 봤다.
세게 친다고 홈런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때는 워낙 잘 맞아 타구가 멀리 갔다. 방망이는 조금 무거울 걸 쓰는 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하게 해왔다.
▲ 4일 롯데전에서 3루수로 뛰었다. 덕분에 김민성이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김)민성이 형도 ‘네가 와서 잘해주니까 형들이 체력적으로 괜찮아졌다’고 했다. 청소년 대표 때는 원래 3루도 봤다. 경기는 안 나가고 연습만 했다. 1루수와 투수 훈련을 가장 많이 했다. 주로 1루와 지명타자를 했다.
▲ 입단이 2009년인데 왜 이렇게 늦게 빛을 봤나? (장영석은 2009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아직 빛이라고 하기는 그렇다. 경기도 많이 남았다. 좀 더 잘해서 더 큰 빛을 봐야한다.
▲ 김시진 감독 시절에도 기회가 있었는데 왜 못 살렸나? 장정석 감독은 “여러 차례 기회를 줬는데 장영석이 못 살렸다”고 하더라.
그 때는 좀 급했다. 마음만 앞섰다. 제대로 된 것이 없어 실력을 발휘 못했다.
▲ 2011년에 투수전향을 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147km/h까지 던지고, 선발까지 넘봤다고 하던데? 왜 다시 타자로 바꿨나?
내가 좀 (투수를)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주변에서 해보면 어떠냐고 권유도 있었다. 그래서 투수로 바꿨다. 해보니 공만 빠르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더라. 팔에 무리가 와서 부상도 있었다. 그래서 다시 타자로 전향했다.
▲ 지금 OPS가 1.118이다. 장타율도 6할7푼2리다. 타석이 적긴 하지만 거의 리그 1위급 기록이다.
내가 많은 경기를 뛴 것이 아니라 조금 밖에 안 뛰었다. 다른 타격 순위는 많이 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 이렇게 잘 치면 연봉도 많이 오를 것 같다. (올 시즌 장영석의 연봉은 3600만 원이다.)
많이 올려주시면 좋겠지만 특별히 욕심은 없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하.
▲ 별명이 있을 것 같다. 동료들이 뭐라고 부르나?
‘소’라고 많이 놀린다. 외모도 그렇고 원당에서 야구할 때 젖소가 있었는데, 타구가 젖소에 맞아서 선수들이 젖소라고 놀렸다. 힘도 좋고 순진하다는 의미도 있다.
▲ 끝으로 감독님에게 한마디 한다면?
감독님께서 계속 경기에 내보내주시는데 끝까지 지금처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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