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송진우, "이승엽, 후배지만 존경스럽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12 05: 56

"멋진 은퇴 투어의 첫 발을 내딛었다. 내가 더 영광이다". 
11일 대전 삼성-한화전에 열린 '국민타자' 이승엽(41)의 첫 은퇴 투어 행사엔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승(210승)에 빛나는 '레전드' 송진우(51) 전 한화 투수코치가 이승엽에게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기념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승엽은 "한화 구단의 배려에 감사하다. 특히 대선배 송진우 선배로부터 선물을 받아서 큰 영광이었다"고 몸둘 바 몰라했다. 
송진우 전 코치는 "한화 구단에서 초청을 제의했고, 좋은 일이라 수락했다. 멋진 은퇴 투어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내가 더 영광이다. 야구 선배로서 이런 은퇴 문화가 생겨 감사하다. 같이 뜻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선수를 위해 구단들이 협조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기뻐했다. 

송 전 코치는 "승엽이는 충분히 큰 대우를 받아야 하는 레전드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할 만큼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선수"라며 "(2회)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한화 관중석에 모자 벗어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역시 보통 선수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개인 통산 462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그 중 5개를 송 전 코치에게서 뽑아냈다. 1999년 3개, 2001년 2개 홈런을 쳤다. 대전에서 3개, 대구에서 2개를 넘겼다. 송 전 코치는 현역 시절 상대한 이승엽을 떠올리며 "위압감 있는 타자였다. 아시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할 때 상대하기 겁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송 전 코치는 지난 2009년 만 43세의 최고령 나이에 현역 은퇴를 했다. 이승엽은 만 41세인 올해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은퇴 시즌이지만 101경기 타율 2할8푼9리 103안타 19홈런 65타점 44득점 OPS .890으로 건재 과시. 은퇴 시즌에 20홈런을 넘보고 있으니 '은퇴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송 전 코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오히려 지금 은퇴 시기가 좋은 것 같다. 선수생활을 더 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은퇴하는 게 멋있다. 거의 모든 것을 이룬 선수라 가능한 결정이다"면서도 "사실 연봉이나 금전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1년이라도 더 뛰고 싶은 마음이 들 법도 한데 승엽이는 그런 욕심을 내지 않는다. 확고한 의지가 대단하다"고 거듭 칭찬했다. 
송 전 코치는 이승엽이 대전에서 성공적인 은퇴 투어의 첫 발을 뗀 만큼 이를 계기로 KBO리그에 뜻깊은 은퇴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프로야구가 짧은 역사에도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인 선수에겐 이런 행사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 김태균이 그 뒤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화 출신의 후배가 그 뒤를 밟아간다고 생각만 해도 마음이 뿌듯해진다"는 것이 송 전 코치의 말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