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품위녀', 영화가 못한 40대 女우 살리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8.13 15: 05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가 여배우의 활용이란 면에서 모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품위녀'는 요동치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두 여인 우아진(김희선 분)과 박복자(김선아 분)의 엇갈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불륜, 꽃뱀, 재벌 상류사회, 강남 사모님 등 막장 단골 소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해 초반부터 어느 정도 선입견 속에 출발했지만 막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현재, 이 드라마는 한 편의 잘 만든 심리 서스펜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밑바닥 인생과 상류층 사람들,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묘사는 풍자로 다가오고 주인공들의 심리와 가치관을 드러내는 대사는 보는 이를 숨죽이게 만든다. 드라마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욕망과 품위는 무엇인가.

특히 '품위있는 그녀'는 어디에서는 애매하다고 불릴 수 있는 40대 여배우들을 진짜 배우로 다시금 볼 수 있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인생 밑바닥의 입체적인 캐릭터 박복자로 분한 김선아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파 배우의 이미지를 확실히 했고, 김희선은 '김희선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지 몰랐다'는 반응이 넘쳐나듯 40대에 접어들며 만난 인생작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우아진 앓이', '김선아 앓이' 등의 표현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속 걸크러쉬는 마냥 세고 터프한 역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흡인력 있는 캐릭터를 말한다. "난 내가 가져야 할 것만 욕망한다. 가지면 안 되는 걸 욕망하면 결국 그 끝은 파멸이야" 등의 명대사를 읊조리는 김희선과 막장 캐릭터란 눈초리에서 응원을 받는 인물로 반전을 이끌고 있는 김선아의 모습은 여배우의 기근에 시달린다는 영화도 실천하지 못한 (여배우 활용의) 모습이다.
12일 방송에서는 우아진(김희선 분)이 박복자(김선아 분)를 품위있는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매니저로 변신한 모습, 박복자를 질투한 풍숙정 사장 오풍숙(소희정 분)이 가져온 참복죽을 먹고 쓰러진 안태동(김용건)의 모습 등이 그려졌다.  
방송 말미 혼수상태인 안태동의 침대가 비어있어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살의 가득한 표정의 오풍숙, 박복자와 만날 때 마다 대립각을 세운 박주미가 구봉철(조성윤 분)에게 전화를 거는 섬뜩한 표정은 끝까지 몰입을 이끌었다. 단 2회 방송을 남겨 둔 '품위있는 그녀'의 진짜 범인은 누구일지 궁금증이 증폭되는 상태다. /nyc@osen.co.kr
[사진] '품위녀' 포스터,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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