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남기일이 광주에게 전하는 '손편지 작별인사'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8.14 14: 42

남기일(43) 감독이 광주FC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구단과 팬들에게 진심이 담긴 손편지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남기일 감독은 14일 오전 광주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구단 사무국을 찾아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남기일 감독은 "잔류를 위해 선수들과 끊임없이 미팅하고 모든 걸 쏟아냈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경기를 운영할수록 한계를 느꼈고,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며 "광주는 나의 분신과 같은 팀이다. 어려운 선택을 한 만큼 남은 경기에서 꼭 잔류할 수 있도록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선수단과 구단과 팬들에게 죄송스럽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승격팀 최초로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를 거둔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4승 7무 14패(승점 19)로 부진에 시달려 왔다. 지난 14라운드 이후 강등권에서 머물렀고, 지난 라운드 대구에 패하면서 11위 인천과 격차가 4점 차로 벌어졌다.
 
지난 2013년 8월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은 남기일 감독은 그해 3위로 시즌을 마친 뒤 2014년 기적과 같은 승격을 이끌었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2015-2016 두 시즌 동안 특유의 압박축구를 펼치며 K리그 클래식 잔류를 지휘했다. 2016년에는 창단 최다승, 최고순위 등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남기일 감독은 지난 5년간 광주를 이끌며 50승 46무 61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남기일 감독은 지난 2010년 코치 시절부터 7년 여 동안 정들었던 광주를 떠나게 됐다. 남 감독은 광주 페이스북을 통해 손편지를 전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남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서 사퇴라는 선택을 하게 돼 죄송하다"면서 "광주라는 팀을 맡은 지난 5년 동안 큰 행복이었다"고 썼다.
이어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조금씩 채워갈 수 있다는 보람과 희열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광주에 쏟았다. 지금은 한계를 느끼지만 더욱 노력해 멋진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 감독은 "광주는 강하다. 저력이 있다. 내가 물러나면서 광주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dolyng@osen.co.kr
[사진] 광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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