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무비]역대 청불 톱10으로 본 흥행의 조건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8.24 16: 05

영화 '브이아이피'(박훈정 감독)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가운데 다시금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의 흥행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 청불 등급은 흥행이 힘들다는 속설을 이미 폐기된 지 오래다.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흥행 톱 10편을 살펴보며 그 특징들을 살펴봤다.
1. 내부자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은 청소년 관람불가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본편과 감독판을 합쳐 9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을 기반으로 정치인과 정치깡패, 그리고 언론간의 유착관계를 그리며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보여줬으며 배우 이병헌, 조승우, 그리고 백윤식이 주연을 맡아 숨죽이는 카리스마와 시너지를 뽐냈다. 특히 이병헌은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2. 친구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감독 곽경택)는 당시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영화는 부산의 유명 조직폭력단체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영화의 등장 이후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많은 영화들이 양산됐다고도 할 수 있다. 배우 장동건과 유오성이 주연을 맡아 다양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3. 아저씨
배우 원빈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작품. 지난 2010년 개봉해 617만 관객을 동원했다. 외롭게 살아가던 전직 특수요원이 자신에게 다가온 한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주인공의 비교적 간결하나 힘 있는 스토리라인과 원빈의 맨몸 액션은 신드롬을 일으켰다. 
4.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외화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올라와 있는 작품. '킹스맨:시크린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은 2015년 개봉해 612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기존 스파이 영화와는 차별되는 펑키한 감성이 새로움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교회신 등은 잔인하기 그지없으나 유쾌하다. 이런 이중적 매력이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큰 흥행 요인이 됐다.
5. 타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타짜'(감독 최동훈)는 2006년 당시 568만 관객을 동원했다. 조승우를 비롯해 김혜수, 유해진, 백윤식 등이 출연했는데 특히 아귀 역의 김윤석을 재발견한 작품이다. 원작과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연출력 등 3박자가 잘 맞았다.
6. 추격자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는 2008년 당시 막 얼굴을 알리고 있던 배우 하정우와 나홍진이라는 괴물 신인 감독을 스타로 만든 스릴러. 연쇄살인마와 그를 쫓는 전직 형사의 추격극이 펼처진다. 잔인한 살인 묘사보다도 하정우의 소름끼치는 연쇄살인마 연기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500만 관객을 동원했다.
7.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는 최민식과 하정우를 필두로 조진웅, 마동석, 곽도원, 김성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 작품. 지난 2012년 개봉해 472만 관객을 모았다. 풍자와 유머가 살아있는 조폭영화로서 캐릭터들의 향연이 돋보인 작품이다.  
8.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히트작. 어디선가 본듯한 기시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조폭영화의 끝판왕처럼 여겨지고 있다. 최민식, 이정재, 황정민이라는 세 배우의 더할 나위 없는 연기력과 묵직한 스토리가 만나 보는 이들에게 높은 몰입감과 재미를 선사하며 468만 관객을 동원했다.
9. 도가니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는 다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들과 다소 맥을 달리하는 작품. 지난 2011년에 개봉해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466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청각 장애 특수학교인 광주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청각장애 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공분을 자아내는 소재와 배우 공유의 재발견.
10. 아가씨
지난 2016년 개봉한 ‘아가씨'(감독 박찬욱)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과 더불어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 428만 관객을 동원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그 강도높은 수위로 관심을 모았는데, 김민희와 김태리가 과감한 노출 연기 등 파격 도전을 했다.
이 같은 청소년관람불가 흥행 영화들을 살펴보면, 감독의 이름값보다도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주효했고, 장면이나 상황 묘사 수위의 세기보다는 결국 영화 자체의 작품성이나 재미에 더욱 시선이 몰린 것을 알 수 있다.
청불영화답게 강렬한 소재의 활용이 돋보이지만, 자극적인 소재나 이슈로 관객을 모으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오히려 이야기의 명확성이나 캐릭터의 하드캐리, 신선함 등이 흥행에 있어서는 더욱 필수 조건이다. 즉 잔인성, 폭력성, 선정성 등이 그 자체로서는 큰 흥행 요소나 방해 요소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때로는 불편함과 미학을 동시에 보여주는 영화도 있는데, 그것은 호불호의 영역이지 작품성이나 영화적 재미의 영역은 아니다. / nyc@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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