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사남 종영②] 코믹부터 부성애까지...'역시' 최민수였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8.25 06: 50

배우 최민수가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코믹부터 부성애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명배우의 타이틀을 과시했다.
지난 24일 오후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미국으로 건너가 대작가가 된 이지영A(강예원 분)과 늦게나마 찾은 친딸과의 추억을 쌓아가는 알리 백작(최민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알리 백작은 이지영A에게 “널 안 찾은 건 아니다. 사고였다”며 미안함을 전했고, 이지영A도 아버지의 진심을 듣고 마음을 열었다. 알리 백작은 이지영A의 집에 눌러앉았고, 이지영A는 알리 백작을 “아빠”라 부르며 그동안 쌓지 못한 추억을 함께 쌓아갔다. 이지영A와 그의 남편 강호림(신성록 분), 알리 백작과 그의 비서 압달라(조태관 분), 그리고 이지영A의 딸 강은비(고비주 분)는 진짜 가족이 됐다. 

알리 백작은 다행히 알츠하이머가 아니었다. 그는 재산 환원을 위한 재단 설립을 했고, 이지영A을 위해서는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강호림은 가족을 위해 늘 희생했던 이지영A의 뒷바라지를 자처했고, 남편의 응원을 받은 이지영A는 미국에서 작가로 데뷔해 에미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큰 작가가 됐다. 
가족들은 이지영A를 위한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날 파티장에 알리 백작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남자 아이가 나타나 파티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또한 백작은 강호림 가족부터 이지영A의 친한 언니인 왕미란(배해선 분)까지 전용기에 태워 보두안티아로 놀러가던 중 비행기 사고로 조난당했다. 역대급 반전 엔딩이었다. 
엔딩은 황당했지만, ‘죽어야 사는 남자’는 알리 백작의 딸과 가족애 찾기 과정을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죽어야 사는 남자’를 역대급 코믹극으로 만든 건 최민수의 힘이었다. 최민수는 보두안티아의 백만장자 알리 백작으로 분하며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드라마를 이끌면서 ‘명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최민수의 코믹 연기는 과하지도, 부산스럽지도 않았다. 깔끔하고 묵직하지만 그 어느 캐릭터보다 코믹했던 알리 백작은 최민수가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또한 30년 전 인질 협상 사건으로 인생과 딸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알리 백작의 원통함을 “미안합니다, 그 한 마디가 뭐라고”라는 짧은 대사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지영A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아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해 어떻게 다가갈지 몰라 허둥댔던 알리 백작의 면모도 최민수가 아니었다면 그저 ‘버럭 캐릭터’로만 남을 뻔했다. 최민수의 압도적인 힘은 시청률 1위라는 성과로 직결됐다. 최민수 덕분에 우스꽝스럽지만 자존심 없이는 살지 못하고, 차가운 척 하지만 잔정 많은 알리 백작이라는 희대의 캐릭터도 성과로 남게 됐다. 
 
최민수는 명배우의 가치를 스스로 재증명하는 계기를 맞았다. 최민수가 아니었다면 ‘죽어야 사는 남자’가 이토록 독특한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까.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최민수는 역시 최민수였다. / yjh0304@osen.co.kr
[사진] ‘죽어야 사는 남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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