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던졌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부상 이후 34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재크 페트릭(삼성)은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페트릭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총투구수 81개. 4-3으로 앞선 5회 권오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4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페트릭은 "4회 투구를 마친 뒤 계속 던질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부상 이후 첫 등판이라 일찍 내려왔다. 좀 더 던졌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면서 "몸상태는 전체적으로 괜찮다. 부상 부위는 완벽하게 다 나았다"고 말했다.

1군 복귀전을 앞두고 "선발 투수 한 명이 빠지면 팀이 힘들어진다. 나와 레나도가 함께 빠지게 돼 정말 죄송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트릭은 1군 복귀전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량 실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경기 초반에 투구수가 많은 편인데 그 부분을 보완한다면 6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페트릭은 19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2승 8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5.69. 9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는 등 투구 내용이 나쁘지 않았으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페트릭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면서 "처음 시작했을때 내가 원했던 성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돌이켜 보면 좋은 경기도 많았고 그렇지 않은 경기도 몇 차례 있었다. 이를 통해 나 스스로 많은 걸 배웠다.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무엇을 배웠을까. "나의 단점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됐다"는 게 페트릭의 대답. 이어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종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고 훈련할때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구종을 연마중이다. 평소에도 구종의 궤적을 머릿속에 그리며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트릭은 KBO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가 인상적이다. 평소 인품이 훌륭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페트릭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새로운 리그에 진출한다면 그 문화를 받아 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한국 문화에 대해 열린 자세로 받아 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많은 분들이 친절하게 잘 대해주셔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페트릭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첫 승을 달성했을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짜릿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 기회를 얻어 팬들과 처음 만났을때 아주 기뻤다"며 "야구 외적으로는 한국 명소를 다니면서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페트릭은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길 바랐다. 그는 "올 시즌 성적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가진 능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더 아쉽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많은데 내년에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거취에 대해 누구도 알 수 없다.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 아내는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