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공포영화가 다 사라졌다? 올해는 달라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9.04 14: 59

올 여름 치열했던 극장가에서 공포영화들이 나름 선전한 것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다. 벌써 두 편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지난 8월 10일 개봉한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컨저링2'를 제치고 역대 국내 개봉한 공포 장르 외화 박스오피스 3위로 올라섰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애나벨: 인형의 주인'이 지난 3일까지 누적관객수 193만 467명을 기록했다. 이에 '컨저링2'(192만 8,605명)의 최종 관객수를 넘어서면서 '컨저링'(226만 2,758명), '겟 아웃'(213만 8,148명)에 이어 역대 국내 개봉 공포외화 3위에 랭크됐다.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컨저링'에 등장했던 악령이 깃든 ‘애나벨 인형’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 '컨저링' 시리즈와 '애나벨'로 이어지는 ‘컨저링 유니버스’라는 공포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마블이나 DC가 아닌 공포영화에서도 세계관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호기심을 안긴다.
이어 8월 17일 개봉한 한국 공포 스릴러 영화 '장산범'은 4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숨바꼭질'의 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강의 사운드 스릴과 배우들의 밀도 깊은 연기가 긍정적인 입소문을 낳았고, 그 결과 한국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4년 만에 10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120만 관객을 넘어서며 장기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제 오는 7일 화제작 '그것'이 관객들을 찾는다. '그것'은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종이배를 들고 나갔다가 사라진 동생을 찾아나선 형과 친구들 앞에 ‘그것’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샤이닝', '미저리', '캐리', '미스트', '1408' 등 공포의 거장 스티븐 킹 소설 중에서도 가장 무섭다고 손꼽히는 작품으로 출간 31년만의 처음 영화로 만들어졌다.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후 기대 이상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출을 맡은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사라진 동생을 찾기 위해 ‘그것’과 맞서 싸우는 형과 친구들의 용기와 기지의 순간을 포착해 성장 드라마의 요소를 환상적으로 그려 판타지 성장 공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에 ''스탠 바이 미'의 공포 버전'으로도 불린다. 영화를 먼저 관람한 스티븐 킹이 “영화 '그것'은 천재적인 작품이다.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다. 울림이 있다”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 영화는 모두 사람을 홀리는 '무언가'를 소재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작이든 해외작이든 진부하다는 악평 속에 대부분 저조한 흥행을 보이던 공포영화들이 새롭게 기지개를 켜고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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