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멀어진 한화가 본격 리빌딩 모드로 돌아섰다. 간판 김태균과 정근우의 시즌 내 복귀가 쉽지 않다. 송광민과 이용규처럼 부상이 심하지 않은 선수들도 굳이 무리시키지 않고 있다. 남은 22경기에 임하는 한화의 방향성을 볼 수 있는 대목.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정근우는 거의 시즌 아웃이다. 지금도 아예 쉬고 있다. 김태균은 9월말이나 되어야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가 되면 시즌이 거의 끝나있을 때"라고 말했다. 이미 순위 싸움에서 멀어진 상황, 두 선수의 시즌 내 복귀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지난달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2루 도루 중 왼팔이 꺾여 측부 인대가 파열되고 근육이 손상된 정근우는 반깁스 상태로 자택에서 휴식 중이다. 다음주 깁스를 풀고 재검진을 받는다. 왼쪽 복사근 손상으로 지난달 12일 1군 엔트리 말소된 김태균은 서산 재활군에서 회복 중이다.

한화는 지난 한 달 동안 13승10패 승률 5할6푼3리로 월간 순위 3위에 올랐다. 김태균·정근우·송광민·이용규·이성열·로사리오·하주석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빠져 베스트 전력을 이루지 못했지만 오선진·이동훈·김주현·정경운 등이 중용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9월이 시작되자마자 다시 3연패를 당했다. 3경기 모두 투수들은 어느 정도 버텼지만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성 플레이가 난무했다. 투수들이 버틸 수 없는 환경이었다. 타격에 있어서도 확실한 해결사가 없어 찬스를 만들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답답함이 가중됐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젊은 선수들에겐 지금이 진짜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통해 본인들 스스로 기량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거의 없는 팀이라도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 선수들에게 번갈아가며 기회가 향하고 있는 가운데 조금 더 절박함을 갖고, 잠재된 능력을 보여줘야만 한화의 남은 시즌이 의미 있다.
야수 쪽에서 젊은 선수들에 대거 기회를 주고 있는 한화는 투수파트에 있어선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1~2점 타이트한 상황에서 필승조 대신 추격조 투수들까지 넓게 활용하며 연투를 피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박정진이 어깨 뭉침을 느껴 아예 대기조에서 빼기도 했다. 선발투수도 8월 이후 4일 이하 휴식이 없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과 관리를 부여한 한화, 남은 시즌 본격적인 리빌딩 체제에서 의미 있는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