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즈벡] 신태용의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9.06 01: 58

신태용의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최종 10차전서 우즈벡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승점 15)은 천신만고 끝에 2위를 유지하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숙적' 이란이 도왔다. 조 3위 시리아(승점 13)가 이란을 잡았다면 한국은 조 3위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란이 0-1 열세를 뒤집고 2-2 무승부를 만들며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신태용 감독은 익숙함을 내려놓고 생소함을 꺼내들었다. 회심의 카드는 스리백이었다. 장현수(FC도쿄)를 깊숙히 내려 스리백의 중심을 잡게 했다.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신예 김민재(전북)가 양 옆에서 조력자 역을 했다.
도박이었다. 중대 일전서 다소 생소한 스리백을 가동했다. A매치가 오랜만인 이들이 투입됐다. 김민우(수원 삼성)는 2년 1개월 만에 A매치에 나섰다. 최철순(전북)의 징계로 출전이 불가피했던 고요한(서울)은 3년 7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또한 신 감독은 이란전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구자철)을 빼고 정우영(충칭 리판)을 선발 출전시켰다. 정우영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와 친선전 이후 10개월 만의 A매치였다. 최종예선으로 눈을 돌리면 지난해 9월과 10월 중국-카타르전 이후 1년여 만의 출격이었다.
한국은 초반 스리백으로 경기를 풀었다. 장현수가 완벽히 내려서 뒷마당을 보호했다. 그러나 수비적인 전술에도 전반 초반부터 우즈벡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자 한국은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장현수가 전반 10분이 돼기도 전에 중원으로 올라가 정우영의 파트너로 뛰었다. 한국의 포메이션은 어느새 4-2-3-1로 바뀌어 있었다. 스리백에 최적화 돼 있던 좌우 윙백 김민우(수원 삼성)와 고요한(서울)의 효용 가치가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김민우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장기인 공격적인 재능을 뽐내지 못했다. 후반 막판 권창훈에게 낮게 올린 크로스만이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본업인 수비도 위험 천만했다. 우즈벡 공격수들에게 좌측면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결과적으로 신 감독의 전술 변화와 선수 기용에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부터 포백을 가동했다면 김민우보다 포백에 최적화 된 김진수(전북)를 기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생소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며 안정을 꾀했다. 회심의 전술이 실패로 돌아가자 비공개로 준비했던 계획을 송두리째 변경해야 했다. 익숙함 대신 생소함을 택한 신태용의 도박은 실패였다./dolyng@osen.co.kr
[사진] 타슈켄트(우즈벡)=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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