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집어던진 니퍼트, 동료들에게 사과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07 05: 50

두산 외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가 동료들에게 사과했다. 화를 참지 못하고 글러브를 집어던진 것에 미안함을 나타냈다. 
두산은 6일 대전 한화전에서 13-9 역전승을 거뒀지만, 니퍼트의 부진이 마음에 걸렸다. 니퍼트는 5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졌으나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7탈삼진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패전은 면했지만, 니퍼트답지 않은 투구의 연속이었다.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나올 정도로 힘이 있었으나 패스트볼 제구가 원하는 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제구가 안 되면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장타로 연결됐다. 2회 최진행에게 던진 3구째 148km 직구가 바깥쪽 높은 실투로 홈런이 됐고, 5회 이성열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 역시 투볼에게 3구째 체인지업이 바깥쪽 높게 들어가 장타로 연결된 것이었다. 

1회만 실점 없이 막았을 뿐 2회 1점, 3회 2점, 4회 1점, 5회 2점으로 매 이닝 실점을 허용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7실점(6자책)에 이어 2경기 연속 6자책점 경기. 니퍼트가 2경기 연속 6자책점 이상 내준 것은 지난 2013년 5월22일 잠실 넥센전(7자책), 5월31일 잠실 넥센전(8자책) 이후 4년 만이다. 
니퍼트도 자신의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화내는 모습이 계속 잡혔다. 특히 3회 이닝이 끝난 뒤 덕아웃으로 내려가 글러브를 거칠게 집어던지며 분을 참지 못했다. 지난 KIA전에도 4회를 마친 뒤 라커룸 문을 발로 차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땐 덕아웃 뒤 동료들이 보이지 않는 공간이었다. 이날 한화전은 코칭스태프 옆에서 모두가 보는 공간이란 차이점이 있었다. 더군다나 3회 수비에서 3루수 최주환이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을 내준 직후라 오해를 살 만했다. 자칫 '동료들에 대한 불만'으로 보일 수 있었다. 
못내 마음이 쓰였는지 니퍼트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사과를 했다.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가 경기 후 선수들과 미팅 자리를 가졌다. 동료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줘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며 자신의 부진에도 역전승을 이끈 동료들에게 고마움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료에 대한 화풀이가 아니라 자신에게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 니퍼트는 에이스로서 2경기 연속 대량실점한 자신이 못마땅했다. 평소 그답지 않게 마인드 컨트롤도 되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이기려고 하는 마음에 급한 모습을 보인다. 니퍼트도 팀의 에이스로 부담감을 가진 것 같다. 에이스답게 잘 헤쳐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신뢰를 보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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