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4연승' kt, 5강팀에 고춧가루 경계령 발동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7 22: 08

사실상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진 하위 세 팀을 제외하면 모두 '갈 길 바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상위 7개 팀에 kt발 고춧가루 경계령이 떨어졌다. kt가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5강 정국을 안갯속으로 내몰았다.
kt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을 7-3으로 승리했다.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 박기혁이 결승타, 멜 로하스와 유한준의 홈런포를 묶어 대거 4득점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무려 151일 만에 4연승을 맛봤다. kt의 마지막 4연승을 찾으려면 시즌 초반인 4월까지 거슬러야 한다. kt는 4월 6일 수원 두산전부터 9일 수원 삼성전까지 4연승을 질주했다. 이후에는 3연승만 한 차례 기록했을 뿐, 연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kt는 이날 전까지 3연승을 질주했다. 시작은 3일 수원 SK전이었다. 당시 kt는 장단 21안타를 집중시키며 SK 마운드를 맹폭했다. 결과는 13-5 완승. 기세를 잡은 kt는 주초 넥센과 홈 2연전을 스윕했다.
3연승 자체도 올 시즌 kt에게는 드문 기록이었다. kt의 마지막 3연승은 5월 21일(넥센전)~5월 24일(삼성전). 무려 105일만의 3연승이었다. 단순히 연승으로만 범위를 좁혀도 8월 5~6일 수원 SK전이 마지막이었다.
kt가 4연승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산을 넘어야했다. 그러나 kt는 두산 상대로 쩔쩔 맸다. kt는 올 시즌 두산 상대로 3승9패, 승률 2할5푼에 그쳤다. 단순히 올 시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창단 첫해인 2015년부터 따져도 10승34패로 고전했다. kt의 9개 구단 상대 성적 중 가장 나빴다.
정작 김태형 두산 감독은 신중함을 고수했다. 김 감독은 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사실 초반에 대량 득점해서 달아나지 않는 이상 팽팽한 게 최근 KBO리그 흐름이다.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차 하는 순간 당할 수 있다.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단호히 주장했다.
경기는 김태형 감독의 염려대로 흘러갔다. 선취점은 kt가 뽑았다. kt는 2회 장성우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앞서갔다. 두산은 4회 2점을 내며 역전했지만 6회 곧장 오정복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팽팽하던 경기는 8회, 윤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kt에 기울었다.
그러나 kt는 9회 1사 2루에서 민병헌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시즌 중반까지의 kt였다면 그래도 주저앉을 흐름이었다. 그러나 kt는 9회 위기를 잘 틀어막은 뒤 곧바로 점수를 뽑았다. 연장 10회 1사에서 하준호가 좌전 2루타로 살아나갔다. 이어 박기혁이 중전 안타로 하준호를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 결승점. 후속 멜 로하스는 쐐기를 박는 2점 아치로 151일만의 4연승을 자축했다.
파죽의 4연승. 특히 연승 과정에서 만난 팀들이 모두 갈 길 바쁜 5강 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첫 상대 SK는 당시 6위였다. 5위 넥센과는 0.5경기차. 그러나 이날 패배로 1.5경기차까지 벌어졌다. 5위 넥센은 kt를 만나 2경기를 모두 내주며 SK와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거기에 7위 LG와 승차는 1경기로 좁혀졌다.
이날은 두산의 차례였다. 이날 선두 KIA는 한화에 2-11 완패를 당했다. 만일 두산이 kt를 잡았다면 2.5경기차로 좁힐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승차는 여전히 3.5경기. 두산으로서는 뼈아픈 1패였다.
kt발 고춧가루가 리그 순위 싸움을 매콤하게 만들고 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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