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측, "내년 거취? 시즌 끝나고 고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9.08 05: 40

 미국에 진출한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복귀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황재균(30)은 트리플A에서 시즌이 끝나자 일찌감치 한국 복귀를 선언했다. KBO리그 FA 시장의 변수가 됐다. 2015년 볼티모어와 2년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29•필라델피아)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김현수는 지난 7월말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이적할 때만 해도 볼티모어에서 5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2리(125타수 29안타) 1홈런 출루율 3할5리, 장타율 2할8푼8리, OPS .593으로 크게 부진했다.

필라델피아가 필요로 해서 트레이드한 것이 아니라, 볼티모어가 제레미 헬릭슨을 데려오면서 고액 연봉을 맞추기 위해 김현수(280만 달러)가 트레이드 카드가 됐다.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는 8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4리(54타수 11안타) 장타율 2할7푼8리로 부진이 계속되며 입지가 좁아졌다.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에 들어간 필라델피아가 시즌 후 김현수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는 평가다. 지금처럼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언감생심, 미국에서 계속 뛰고 싶다면 스플릿 계약으로 도전해야 할 처지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김현수측 관계자는 "지금은 시즌에 집중할 때다. 선수와는 복귀 관련 이야기는 일절 없다. 시즌이 끝나고 미국 스토브리그를 지켜보고 오퍼가 있을 지도 타진해봐야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거취는 시즌이 끝나고 나서 고민할 문제라고 했다.
김현수는 아직 젊다. 내년이면 30살이다. 2년 전 미국에 진출할 때 "미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바람처럼 재도전 의지를 다질 수도 있다. 황재균은 "1~2년 더 빨리 왔더라면 계속 마이너에서 도전해볼텐테"라고 아쉬워했다.  
따라서 남은 경기에서 김현수가 얼마나 어필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플래툰 시스템으로 제한된 출장 기회였으나 김현수는 스스로 입지를 확보했다. 규정타석에는 모자랐지만 95경기를 뛰며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2리로 기여했다.
김현수는 최근 8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27타수 8안타)로 새로운 팀에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2루타 2개와 3루타 1개를 때려 약점이던 장타율에서도 고무적이다. 피트 맥캐닌 필라델피아 감독은 김현수를 지난 3일부터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출장시키고 있다. 출장 기회가 늘어나면서 9월 성적은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도 기록했고, 타율 3할1푼6리로 더 좋다. 
하지만 아직 시즌 전체 타율은 2할3푼1리,, 출루율 3할5리, OPS .596이다. 부족하다. 남은 23경기가 그에게 중요한 이유다. 컨택 능력으로 타율을 끌어올린다면 시즌 후 그를 둘러싼 환경이 나아질 수 있다. 최근 부상자 명단에 있던 외야수 오두발 에레라,애런 알테어 등이 복귀했다. 출장 기회가 줄어들겠지만, 제한된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최근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면서 타격감 유지에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만약 김현수가 복귀하면 국내 FA 외야수들의 몸값과 협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야구계 인사는 "올 겨울 FA가 되는 민병헌, 손아섭 등 김현수에게 한국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한다더라"고 전했다.
김현수가 KBO리그로 돌아오면 전 소속팀 두산을 포함해 10개 구단과 동시에 협상이 가능하다. 두산은 외야수들이 넘치고 있어 김현수에게 거액을 투자할 여지가 거의 없다. 전력 보강을 노리는 타구단이 종착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의 거취는 이래저래 관심거리,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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