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 대결’ 유격수 GG, 생애 첫 영광은 누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9 06: 02

야구에서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은 없다. 다만 가장 키우기 힘든 포지션은 있기 마련이다. 현장 지도자들은 보통 “선발투수, 포수, 유격수 육성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내야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포지션은 2010년 이후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3명이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인 강정호가 4번, 이대수가 1번, 그리고 최근 2년은 우승팀 두산의 주전 유격수였던 김재호가 연속 수상했다. 사실 보는 시각이 워낙 다양한 포지션이라 논란도 있었는데 어쨌든 올해는 새로운 수상자가 나올 분위기다. 부상이 잦은 김재호의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지 못한 가운데 김하성(22·넥센)과 김선빈(28·KIA)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예년에 이런 성적이었다면 무난히 수상권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두 선수가 나란히 좋은 성적을 내 장담하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양자 모두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막판 시즌 성적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엇비슷하다.

우선 김선빈은 타율 1위에 가까워졌다. 시즌 117경기에서 3할7푼7리라는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4할2푼6리로 좋고, 만만치 않은 펀치력도 보여줬다. 타율 1위라는 상징성은 만만치 않다. 종합적인 타격 성적을 유추할 수 있는 가중득점생산력(wRC+)이나 가중출루율에서 유격수 중 1위다. 유격수가 리그 수위타자에 오르는 것 또한 오래간만이다. 김하성도 좋은 성적이지만 김선빈을 넘지는 못한다.
김하성은 타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다른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냈다. 8일까지 기록한 21홈런-103타점은 유격수로서는 최고의 성적이다. 김선빈이 따라잡기 쉽지 않다. 도루도 16개를 기록해 전문 유격수로는 1위다. 김하성도 김하성 나름대로의 확실한 매력이 있다.
유격수를 평가할 때 또 하나의 지표가 되는 수비율 자체는 두 선수 모두 비슷한 측면이 있다. 다만 세이버적 지표에서 김하성이 조금 앞서 나가고 있고, 여기에 김선빈의 수비이닝이 900이닝 남짓인 것에 비해 김하성은 벌써 1070이닝이다. 김선빈이 발목이 좋지 않아 간혹 쉴 때가 있어서인 탓인데, 유격수라는 점에서 투표인단이 볼 때 이 차이는 무시하기 쉽지 않다.
선수의 가치를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직관적으로 보기 쉬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의 집계에 따르면 김하성은 3.64, 김선빈은 3.44다. 나란히 유격수 1·2위고, 포지션 전체로 따져도 20위 내에 들어가는 호성적이다. 두 선수의 마지막 승부도 팬들의 시선을 붙잡을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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