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시 차일드는 최근 지코, 딘, 크러쉬, 페노메코 등이 결성한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크루다. 래퍼 행주 옆에 붙는 ‘팬시’가 이제 어색하지 않은 건, Mnet ‘쇼미더머니6’에서 함께 달린 수개월의 시간 덕이다.
행주는 ‘쇼미더머니6’에서 지코, 딘 프로듀서 팀을 만나 최종 우승자가 됐다. 지난 시즌4에 이어 두 번째로 프로듀서로 출전한 지코에게는 준우승 배출에 이어 우승 배출이라는 영광을 선사했다. 방송을 통해서도, 인터뷰를 통해서도 행주는 프로듀서들에게 매번 진심으로 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다. 프로듀서와 참가자를 떠나 좋은 인연을 만난 것 같다는 말은 굳이 본인들이 하지 않아도 보는 이들로부터 들게 하는 생각이다.
지코와 딘은 행주를 위해 다양한 판을 깔아줬다. 그가 어렵게 털어놓은 아픔을 마주하고 최면에 빗대 만든 ‘레드선’, 파이널 무대답게 행주의 흥 넘치는 장기를 살린 ‘돌리고’까지 모든 곡이 다 행주를 위한 곡이었다.
다음은 행주와 나눈 일문일답.
-행주에게는 결국 ‘행주대첩’, ‘섹시행주’ 등 별명을 남긴 ‘레드선’이라는 레전드 무대가 남았다.
▲섹시하다는 건 제가 주입했다. 하하. 너무 행복하다. 우승만큼 행복하다. 우승은 신이 내린 거라고 하지 않나. 우승한 것도 당연히 좋은데 어설프게 우승한 것보다 무대가 최고였다는 말을 듣는 게 목표였다. ‘쇼미더머니6’하면 떠오르면 무대 말이다. 시즌3 하면 바비의 ‘연결고리#힙합’, 시즌4 하면 송민호의 ‘겁’, 시즌6 하면 비와이의 ‘데이데이’, 시즌6 하면 ‘레드선’이 남길 바랐다.
-세미파이널에서 모든 걸 쏟아부은 듯한 레전드 무대가 탄생하는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나.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일단 세미파이널이 되면 체력이 남아나질 않는다. 두려움도 있고 지침도 있고 절실함도 있는데 결승전은 정말 우승을 코앞에 둔 상황이 아닌가. 일단 결승전에 올라가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고 그게 최종 목표가 된다. 여기에 목숨을 건다. ‘나 결승전 올라가야 하는 사람이야. 일단 모르겠어.’ 이런 마음이었다. 모든 체력을 다 쓰게 된다.
-‘돌리고’는 프로듀서 지코의 색깔보다는 리듬파워 색깔이 더 많이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일단 맞다. 행주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캐릭터 중에서 가장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흥이다. 이번 ‘쇼미더머니6’에서 재밌게 박살내는 무대를 한 번도 하지 않지 않았나. 뻔한 무대일 수 있지만 제가 또 제일 잘하는 거다. 지코가 ‘형들 다음 스텝을 이어갈 수 있는 무드의 신나는 곡을 준비했다’며 들려줬다. 제 색깔도 들어가 있고 너무 만족스럽고 고마운 곡이다.
-피처링한 DJ DOC 섭외는 어떻게 이뤄진 건가.
▲지코가 의견을 냈다. 이전부터 ‘포스트 DOC’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직접 밝히지 않았었지만 랩은 달라도 상징적인 무언가가 있지 않나. 3인조고 형들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 제가 팬시에 몰입해서 이번 시즌에서 인천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했다. ‘돌리고’ 무대를 통해 리듬파워 느낌으로 돌아가지 않았나. 너무 적절했다. 지금은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의견이 많지만 다 이해한다. 왜 이 곡을 통해 다음 스텝에 도움이 될 거란 건 앞으로 지켜보시면 될 것 같다.
-지코, 딘 프로듀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영광이고 너무 감사하다. 어떤 식이든 갚을 거다. 제가 멋있는 행보를 보여줘서 뿌듯해도 갚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 진심을 받았기 때문에 멋있는 스텝을 가는 걸로 보답하겠다.
그리고 전 팬시 유령회원 혹은 어설픈 팬시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지코, 딘 프로듀서도 처음에 제가 ‘팬시’할 때 웃었는데 나중에는 하기를 바라더라. 파이널 무대에서 ‘베스트 드라이버’ 할 때도 ‘팬시’가 들어가 있다.(웃음) / besodam@osen.co.kr
[사진] '쇼미더머니6' 페이스북, 아메바컬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