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은 셰프라는 호칭을 극구 사양한다. "저야 그냥 요리사이고 장사꾼이지 셰프는 무슨.." 그가 선보이는 메뉴들은 집밥이고 대중친화적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외식 사업도 계속 번창하고 있다.
그런 백종원이 요즘 서민은 물론이고 미식가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푸드트럭 전도사로 나섰다.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다. 대단한 요리가 아니라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현대식 좌판음식, 바로 푸드트럭이다.
늘 털털하게 웃고 다니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가 이 프로에서는 자주 성질을 부리고 있다. 출연자에게 화를 내고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린다. 왜 그럴까.
백종원은 방송인 이전에 본업이 요리사이고 사업가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갖고 소비자와 정면 승부하는 장사가 바로 요식업이다. 맛 있으면 잘되고 맛 없으면 망한다. 예외가 없는 냉정한 세상이다. 그런 정글 속에서 살아남은 백종원은 평소에도 프로 정신을 강조하는 '요리사'다. 아무리 예능 방송이지만 대충 요리하고 허투루 접대하는 모습을 참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8일 방송에서는 차오루가 백종원의 따끔한 지적에 혼쭐이 났다. 중국전병 푸드트럭을 맡은 걸그룹 미녀 차오루는 이날 맛있는 전병을 선보여 손님들을 사로잡았지만 요리 사부의 잣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백종원이 화를 낸 이유는 두 가지. 첫째, 요리의 신비감을 위해 손님 앞에서 굴소스를 넣지말라고 했지만 차오루는 이를 어겼다. 둘째, 손님이 밀려 재료 준비에 틈이 생기는 순간에도 영업을 계속하는 실수를 했다. 결과적으로 전병 맛이 떨어졌다.
칭찬 대신 독설을 들은 차오루. "칭찬 받을 줄 알았는데 또 깨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푸드트럭으로 생계를 잇는 요리사 아닌 걸그룹 멤버로서는 '이 정도 했는데 혼날 일이냐' 섭섭한 감정이 들었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요리를 본업으로 삼은 백종원에겐 달랐다. "연예인이 만드니까 그냥 맛있게 먹는 걸수도 있다. (손님에게 내놓는 음식을)장난 삼아 대충하면 큰일 난다. 자칫하면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고 따끔하게 쏘아부쳤다. 스승과 제자의 입장차가 갈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