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PS 탈락 확정, 역대 최장 '10년 연속' 불명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14 05: 59

한화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벌써 10년째 이어진 가을야구 진출 실패, 굴욕의 역사다. 
한화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5-13으로 완패했다. 같은 날 5위 SK가 문학 KIA전에서 15-10 역전승을 거두며 8위 한화와 격차가 11.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한화가 잔여 14경기를 모두 이기고, SK가 남은 9경기를 전패해야 두 팀은 69승74패1무, 승률 4할8푼3리로 동률이 된다. 그러나 SK가 올해 한화전 10승5패로 우위를 확보, 동률이 되어도 높은 순위를 점한다. 
이에 따라 올 시즌 한화는 130번째 경기에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2015년에는 시즌 마지막 144번째 경기, 지난해에는 잔여 3경기를 남겨놓고 141번째 경기에서 산술적인 가능성이 모두 사라졌다. 올해는 14경기가 남은 시점에 포스트시즌 확률이 0%로 일찌감치 소멸됐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역대 최장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실패한 LG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LG는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 구경꾼으로 전락하며 암흑기를 보냈다. 한화가 역대 최장 타이기록을 세웠다. 특히 한화는 10년 사이 5번이나 꼴찌를 했는데 이는 2003~2012년 사이 LG의 2번을 훨씬 능가한다. KBO리그 '역대급 암흑기'인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계약한 김성근 감독을 재신임한 한화였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감독 출신 박종훈 단장을 선임, 프런트와 현장의 업무분담을 시도했으나 크고 작은 갈등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터져나왔다. 2군 선수의 1군 선수단 훈련 문제로 프런트와 갈등이 폭발한 김성근 감독이 지난 5월23일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당시 팀 순위는 9위였다. 
시즌 도중에 새로운 감독을 물색했지만 구단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결국 6월13일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며 쇄신작업을 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며 팀이 안정화되는 듯했으나 후반기 시작부터 7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주축 선수들의 끝없는 부상 악재도 한화를 괴롭혔다. 무려 19명의 선수들이 총 27차례나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저야 했다. 특히 외국인 원투펀치로 큰 기대를 모았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부상으로 두 달 동안 장기 결장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젊은 선수들도 일시적으로 반짝하긴 했지만 지속 가능한 활약은 무리였다. 특히 얇은 투수층의 한계를 절감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8월 이후 리빌딩에 초점을 맞춘 한화는 8월 이후 17승17패 승률 5할로 늦바람을 냈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다. 일찌감치 순위 싸움에서 탈락했고,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미리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야구가 그렇다. 이기려고 발버둥 친다고 이겨지는 게 아니다"며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좋아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고 내년 재도약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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