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이 메이저' 유재호, "큰 선물 받은 느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7.09.21 17: 03

"뭐랄까.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눈가가 촉촉해진 '무명' 유재호(39)가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유재호는 21일 수원 빅볼 볼링경기장에서 열린 '제19회 삼호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최종 TV 파이널에서 안준상(바이네르)을 220-213으로 꺾고 승리했다. 

이로써 유재호는 프로입문 7년만에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각 최고 볼러들이 펼친 경쟁을 뚫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유재호였다. 우승상금도 프로볼링 최고액인 4000만 원이다.
유재호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데뷔 후 랭킹포인트가 줄곧 중하위권이었다. 201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랭킹포인트가 84, 49, 61, 76, 127, 60위로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만큼 전문가들도 예상할 수 없었던 깜짝 우승이었다. 
또 유재호는 프로볼러지만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프로볼링계보다 RC카(무선조종자동차)계에서 오히려 명성이 화려하다. 유재호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RC카 아시아챔피언을 지냈고 2015년에는 RC카 한국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유재호는 경기 후 "뭐랄까.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문병렬, 고명숙 프로님들께 감사하다. 평소와 달리 손이 붓고 땀이 나서 미끄러웠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면서 "정신이 없다. 그래서 기쁜데 충분히 기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재호는 "20년 전 크리스 반즈의 동영상을 보고 프로볼링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런데 반즈 선수는 물론 한국 챔피언들과 이렇게 함께 경기를 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8프레임에서 스페어를 놓쳤지만 진다는 생각은 없었다"는 유재호는 "연습처럼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다. 긴장했지만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면서 "이제 1승 했으니 또 1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재호는 이번 대회 우승을 예감했다고 강조했다. 유재호는 "작년 우승자 채준희 프로께서 파이널 파티 때 악수를 하며 '내년엔 니가 우승해라'고 덕담을 해주셨다. 그런데 예선 때 갑자기 그 말이 떠올랐다. 예선에서도 채 프로님을 만났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내가 우승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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