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닭발' 최정환이 밝힌 #수상한가수 #홍석천 #엠투엠 #아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9.22 08: 00

'수상한 가수' 닭발은 엠투엠 출신 최정환이었다. 4연승을 달렸던 그가 5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오랜만에 음악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무엇보다 여전히 노래하고 있는 자신의 목소리를 널리 퍼뜨렸다. 
20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OSEN이 최정환을 만났다. "4연승이라니 생각보다 일이 커졌다"며 멋쩍게 웃는 그였다. 2005년에 엠투엠으로 데뷔해 이제야 제대로 자신의 얼굴을 알린 터라 할 말도 못다 한 이야기도 많은 '닭발'이다.

◆"어안이 벙벙하네요"
최정환은 지난 7월 방송된 tvN '수상한 가수'에서 닭발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무대 뒤에 숨었다. 그를 대신해 홍석천이 무대 위에서 복제 가수로 립싱크에 나섰는데 둘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사랑앓이'부터 시작해 '살다가', '날아', '나와 같다면', '예술이야'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어안이 벙벙한 요즘이에요. 꿈만 같고 정신이 없죠. 예상외로 다들 많이 알아봐 주셔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진 느낌이죠. 콘서트장에 온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불러주는 마음으로 편하게 경연을 즐겼는데 4연승을 하다니. 무조건 홍석천 형님 덕분이죠. 제가 한 건 30~40% 정도랄까요. 형님도 배우로서 갈증이 있었는데 무대에서 립싱크 연기로 풀어내셨대요. 가수인 제 마음과 하나가 된 거죠. 다른 분이 복제 가수였다면 4연승은 분명 못했을 거예요."
"연예인 패널분들의 칭찬은 다 기억나요. 사실 무대 뒤에서 걱정했거든요. 나름 13년 차 가수인데 지적 받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바로 CD로 내도 되겠다'는 김형석 작곡가의 칭찬이 정말 좋았죠. '낡은 칼자루 하나 들고 전쟁터에 뛰어든 것 같다'는 하현우 씨 평도 감사했고요. 강호동 MC는 '이제 시작이다' 라고 얘기해주셨고요 이수근 형님도 손 잡고 '탈락한 게 더 멋있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계속 기대하는 패널들을 만족시키고 싶은 마음도 컸답니다."
◆"홍석천은 은인이자 귀인"
최정환은 방송에서 홍석천을 '귀인'이라고 표현했다. '수상한 가수'를 통해 둘도 없는 든든한 형님으르 만난 셈. 홍석천은 최정환 대신 복제 가수로 무대에 서며 매번 진심을 다해 립싱크했다. 최정환이 가진 무명의 아픔을 200% 공감하며 어떻게든 그의 목소리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자 눈물까지 쏟았다. 
"제겐 귀인이고 은인이죠. 다른 사람이었다면 '살다가'나 '날아' 이런 노래를 그런 표정으로 불렀을까? 절대 아니었겠죠. 제 스토리, 인생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을 형님이 보시고 제 아픔을 깊이 이해하게 되셨대요.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연습하며 저를 위해 무대를 꾸며주셨어요. 저와 형님이 하나가 된 거죠."
"많이 우셨어요. 무대 뒤에서 모든 걸 쏟아내는 저를 짠하게 느끼셨대요. 저 역시 '예술이야'가 끝나고 15분간 울었어요. 누군가 저를 위해서 이렇게 마음을 다해준다니 감동도 컸고요. 패널들, MC, 홍석천 형님, 관객들 모두 한마음으로 저와 진짜 가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 녹화장에서 느껴지거든요. 정말 정말 감사하죠. 민철기 PD님도요. 정말 모두 고맙습니다."
◆"수원 닭발집 놀러오세요"
닉네임인 '닭발'은 그가 수원에서 닭발집을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이름이다. 올해 서른이 된 최정환은 사실 그동안 꾸준히 솔로 가수로서 노래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가요계라 닭발집이라는 차선책을 떠올렸고 이번 '수상한 가수' 출연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재기를 꿈 꾸고 있다. 
"전 잊혀진 가수고 현재 닭발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수였어요' 말씀드리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사실 닭발집 하면서 안쓰러운 시선을 많이 받았거든요. 하다하다 안되니까 닭발집 하는구나 이런 시선요. 나가서 멋있게 노래하면서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우승 욕심은 전혀 없었고요. 하지만 막상 떨어지니 아쉽더군요(웃음)."
"한풀이송을 2달간 연습한 셈이잖아요. 이기는 것도 좋았지만 내 모습으로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탈락 후 무대에 오르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아 끝이구나 싶었죠. 김범수의 '지나가네'를 불렀는데 사실 그동안 무대 뒤에서 제 한은 다 풀었으니 많은 분들께 힘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노래했답니다."
◆"내년 결혼, 아내 고마워"
'수상한 가수'를 마친 최정환은 또다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오는 28일 못다 한 국방의 의무를 하게 된 것. 게다가 2년 사귄 여자 친구와 혼인신고까지 올리며 가정을 꾸렸다. 아내가 복덩이라며 활짝 웃는 그에게서 행복함이 뚝뚝 묻어났다. 
"누가 내 목소리를 알겠어 확신했는데 댓글이랑 기사들 보면서 저를 예상해 주시니 신기했죠. 사실 '수상한 가수' 전까지는 의미없는 시간이었어요. 앨범을 계속 냈지만 알아주시는 분이 없으니 난 그동안 뭐했나 싶었죠. 하지만 그 시간을 의미있게 만들어 준 게 '수상한 가수'예요. 이렇게 보상 받는구나 감사하죠." 
"저는 좀 편하게 노래하고 싶은데 엠투엠은 음이탈이 용납되지 않는 팀이었어요. 이젠 정환이란 이름으로 노래할게요. 이젠 아내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니까 삶의 의미와 목표가 생겼답니다. 사실 아내가 SBS '달콤한 나의 도시'에도 나왔어서 같이 다니면 저보다 아내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았는데 군대 다녀와서 다시 한번 제대로 인사드릴게요. 22일 6시에 발표하는 신곡 '끝도 없이 사랑해'도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comet568@osen.co.kr
[사진] '수상한 가수', 라망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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